‘총성 없는 전장’이라고 불리는 전세계 휴대폰 산업의 첨병은 역시 휴대폰 개발인력이다. 하루가 멀다 않고 경쟁사의 신제품은 출시되고 제품 개발은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는 등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서울 가산동에 위치한 LG전자 MC연구소 지하 피트니스 센터에는 이러한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보내는 동아리가 있다. 바로 ‘사이언 요가 동아리’가 그 주인공이다.
수요일 오후 6시 30분경부터 지하 피트니스 센터에 한 두명씩 모여들더니 어느새 지하 피트니스 센터는 요가를 준비하는 동아리 회원들로 북적인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강사의 지도에 따라 10분간 명상에 젖는다. 하루를 돌아보고 요가에 앞서 정신을 통일, 순화시키는 일종의 준비운동이다. 이후 40분간은 본격적으로 요가를 수행한다. 다양한 스트레칭 동작이 이어지다 보면 어느새 이마에는 땀방울이 비오듯 쏟아진다. 마지막 5분은 다시 명상에 잠긴다.
사이언 요가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김준태 LG전자 MC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요가는 스트레스로 쌓인 나쁜 기를 모두 배출해내고 아름다운 몸과 마음을 다지는 웰빙 동호회”라며 “다른 어떤 운동보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다이어트 효과가 탁월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역시 요가로 초반 3개월 만에 10kg을 감량에 성공했고 현재는 14kg의 몸무게를 뺀 상태다. 이러한 다이어트 효과 외에도 근육통, 관절염, 만성 피로에도 요가는 최적의 운동이다. 김 회장은 “연구원들은 대부분 하루종일 책상에서 PC, 계측기 등과 씨름하다보니 근육통과 관절염 등에 쉽게 노출된다”며 “요가는 자세를 교정시켜 이러한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명상을 통해 정신을 맑게해 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효과가 입소문을 타자 별다른 동아리 홍보를 하지 않고도 신입회원을 모집하면 반나절만에 모집인원이 채워질 정도다. 현재 회원은 총 70명. 그중에 60%가 여성이며 실제 출석하는 회원 가운데 75%가 여성일 정도로 여초 동아리다. 회원연령은 28세 신입사원부터 40세 중견사원까지 다양하다. 정식 요가 동호회 활동은 월·수 오후 7시부터 8시까지 진행되지만 점심이나 저녁시간 전후에 잠시 짬을 내서 요가를 수행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자세와 호흡을 가다듬어 정신을 통일 ·순화시키고, 또는 초자연적인 힘을 얻고자 행하는 인도 고유의 수행법에서 출발한 요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가장 빠른 제품 개발 사이클을 가져가야하는 휴대폰 엔지니어들에게 꼭 필요한 수행일지도 모른다.
김 회장은 “하루에 30분만 짬을 내서 꾸준히 요가를 한다면 삶이 즐거워질 수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요가의 세상에 흠뻑 빠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