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원기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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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D 공세에 밀려 고전하던 인텔이 다시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텔이 제품 라인업과 시장 점유율에서 주도권을 회복하면서 당분간 프로세서 시장에서 ‘인텔 시대’를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ATI 빅딜 효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 2008년 이후는 또 한 번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인텔의 ‘귀환’=주춤하던 인텔 점유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JP모건은 머큐리 리서치가 조사한 시장 점유율 보고서를 인용해 1분기 점유율이 80.5%로 이전 분기 74.4%보다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AMD 점유율은 최고였던 4분기 25.7%에서 올 1분기 18.7%로 줄었다. 흥미롭게도 인텔 점유율 증가분과 AMD 감소분이 거의 같았다. 머큐리 보고서는 AMD가 데스크톱·노트북·서버 전 부문에서 인텔에 크게 밀렸다고 분석했다.

 실적도 역전됐다. 지난해 이맘 때 AMD 실적은 껑충 뛰었고 인텔은 날개없이 추락했지만 올 1분기 상황이 다시 바뀌었다.  AMD는 올 들어 6억11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 손실이 매출의 40%에 달했다. 반면 인텔은 17억달러 순이익을 올리며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만회했다.

 ◇AMD 선전은 ‘착시 효과’=이는 한 마디로 인텔이 제품·기술 면에서 제자리를 찾았기 때문이라는 분석. 가트너 측은 “최근 몇 분기 동안 ‘돋보인’ AMD 실적은 자체 경쟁력보다는 경쟁업체의 패착이 컸다”며 “한 마디로 인텔 주력 제품군이 시장에서 먹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텔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새로운 아키텍처 ‘넷 버스트’는 속도는 빨랐지만 발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시장에서 외면 당했고 그 자리를 AMD가 채웠다. AMD는 나아가 ‘x86계열’ 서버 시장에 64비트 제품을 먼저 내놓으면서 인텔을 코너로 몰아붙였다.

 하지만 인텔은 승부수 ‘듀얼 코어’로 반격에 성공했다. 이어 90나노에서 65나노 제품으로 발빠르게 움직였고 AMD보다 6개월 앞서 ‘쿼드 코어’를 내놓으면서 추격하는 AMD를 따돌렸다. 인텔은 45나노 제품을 4분기에 내놓을 것이라며 AMD의 사기를 꺾었다. 이 밖에 가트너는 지난해 벌어진 치열한 가격 경쟁에서 두 회사 모두 치명타를 입었지만 인텔보다 AMD가 더욱 큰 손실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AMD ‘퓨전 칩’ 주목=하지만 영원한 승자는 없는 법. AMD도 ‘한 방’을 노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54억달러 거금을 투자한 ‘ATI 빅딜’이 실패라는 말이 나오지만 장기적으로 AMD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술 컨설팅업체 엔덜리그룹 측은 “그래픽 프로세서는 인텔에 비해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단지 그 효과는 새 제품이 나오는 2008∼2009년께”라고 말했다.

 AMD는 올 2분기 차세대 프로세서 ‘바르셀로나’에 이어 이르면 2008년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그래픽 칩 (GPU)를 결합한 ‘퓨전’ 칩을 출시할 예정이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