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절감 모델의 왕중왕을 가리자.’
디스플레이업계가 판가하락의 악재를 정면 돌파할 원가절감 모델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몽블랑’ ‘토네이도’ 등 프로젝트명부터 심상치 않은 이들 원가절감 모델은 품질은 높이고, 제조비용은 줄이는 혁신기술이 적용된 일종의 ‘비밀병기’다. 부품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불필요한 제조공정을 없애는 신공정 개발에 많게는 80여명이 넘는 연구원이 투입되기도 했다. 지난 1분기 판가하락에 속수무책이었던 디스플레이업계로서는 이들 ‘비밀병기’의 성적표가 ‘턴어라운드’ 향배를 좌우할 전망이다.
◇LG필립스LCD가 LG전자 공동 개발 ‘토네이도’= 가장 대표적인 비용절감 모델로 꼽힌다. 이 모델은 이전에 패널 생산 따로 TV제조 따로 이뤄진 공정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비용절감을 이룬 것이 가장 큰 특징.
지난해 4월부터 장장 8개월간 연구 기간이 소요된 이 프로젝트에는 LPL과 LG전자의 연구원 86명이 투입됐다. 패널생산과 TV제조 공정을 동기화해 개발한 이 패널은 LCD 드라이브IC 등 부품 수를 대폭 줄이면서 42인치 기준으로 기존 모델보다 무려 64%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기존 패널 2개를 생산할 비용으로 3개를 생산하는 셈이다.
LPL 관계자는 “TV제조공정에 최적화하면서 비용절감뿐 만 아니라 TV의 무게와 두께를 줄이는 품질 개선도 이뒀다”며 “37인치 TV기준으로 두께는 42㎜, 무게는 9㎏ 가량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LPL은 ‘토네이도’ 후속작으로 ‘비아즈’라는 새로운 비용절감 모델도 개발중이다.
◇삼성전자 LCD총괄 ‘몽블랑 7단계’ 프로젝트 = 하반기에 완료될 이 프로젝트는 LCD패널 제조원가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드라이브IC의 수를 기존 제품의 4분의 1 수준(8개에서 2개)으로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현재 절반 수준으로 줄인 6단계 제품이 23·25인치 소형 TV를 중심으로 일부 채택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단계를 적용한 모델은 기존 모델 전체 제조원가보다 5% 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외에도 CCFL 백라이트 광효율을 높여 백라이트 수를 16개에서 12개로 줄인 원가절감 LCD모듈을 개발해 32인치 TV모듈에 우선 적용했으며, 도포와 러빙(균일한 골을 만드는 공정) 등 2개로 구분된 유리기판 배향막 공정을 하나로 통합한 ‘잉크젯 배향막 기법’을 도입한 LCD 패널을 8월부터 8세대 라인에 생산할 계획이다.
◇PDP업체들도 결실 = 삼성SDI ‘W2’ 모델은 지난해 선보인 ‘W1’보다 명실명암비가 2배 이상 높아지는 등 화질이 크게 개선됐지만, 제조원가는 30% 가량 절감된 ‘W2’ 모델을 올해 초 선보였다.
LG전자도 드라이브IC를 절반으로 줄이는 ‘싱글스캔’ 기술과 PDP 보호막 유리를 필름으로 바꾸는 ‘필름필터’ 기술을 42인치에서 50인치로 확대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원가절감 모델 개발은 평판 디스플레이 주도권을 놓고 격돌하는 LCD와 PDP 진영의 싸움으로도 확대 될 수 있다”며 “10년 안팎의 기술개발 노하우를 가진 PDP의 경우 20년의 기술 개발을 거친 LCD에 비해 원가절감 기술을 개발할 여지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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