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홈 혁명, 거실을 잡아라]3부 주도권 경쟁①삼성전자 사업 전략

[디지털홈 혁명, 거실을 잡아라]3부 주도권 경쟁①삼성전자 사업 전략

올 들어 삼성전자 홈네트워크 사업 부문에 큰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디지털솔루션센터(DSC)에 소속돼 있던 홈솔루션사업팀을 국내영업사업부로 이관시킨 것이다.

 이는 본격적인 수익사업화를 통해 국내 홈네트워크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빌트인과 시스템에어컨 등 가전부터 PC·모니터·서버 등 B2B 토털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이들 제품과 서비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의 뒷받침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당장 서울통신기술과 삼성중공업 등 그룹내 홈네트워크 사업부문 경쟁부터 만만찮다. 특히 최근 들어 신축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홈네트워크 수주 실적은 이들 내부 경쟁사에 비해 떨어진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번 2분기부터 신축 아파트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연내 20여개 단지에 홈비타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칩부터 수많은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삼성전자가 보유한 제품 라인업은 삼성전자을 타 경쟁사와 차별화된 디지털홈 솔루션 구축사업자로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디지털홈 사업의 경쟁력이 다른 업종과의 제휴 확대에 있다는 점에 착안, 협력사 네트워크 구축에 최대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동통신사나 건설사 등과의 업무 협력을 바탕으로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예컨대 SK텔레콤, KTF 등 이동통신사와 제휴를 통해 자사 홈네트워크 장비·솔루션을 이들 이통사와 연동시켜 시간과 장소의 구애없이 휴대폰으로 댁내 가전제품 및 가스와 조명 등을 제어하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를 구현한다. 또 리얼타임 사진 전송이 가능한 디지털액자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부터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를 비롯해 옵션제 등 새로운 주택사업 환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신규 제품 라인업을 선뵌다는 계획이다.

 건설사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단장한 다양한 가격대의 라인업을 구비, 분양가 상한제에 적극 대응하고, 특히 ‘국민보급형 홈네트워크 솔루션’을 출시해 모든 가정의 디지털홈화를 촉진시킨다는 복안이다.

 또 옵션제 도입에 따라 일반 소비자의 요구가 홈네트워크 제품의 공급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내부 분석에 따라, 다양한 확장형 솔루션과 옵션형 솔루션도 지속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B2C 시장에 대한 포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실내환경 홈네트워크 시스템인 ‘푸른홈 솔루션’을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건강관리 서비스를 접목시킨 ‘홈헬스 솔루션’도 제공, 건강한 생활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보안 관련 솔루션을 강화, 홈로봇을 도입한 신개념 ‘시큐리티 솔루션’도 선뵐 예정이다. 또 ‘통합 리모컨’을 도입해 무선으로 가정 내 모든 기기를 제어하도록 하고 음성인식 제어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시스템 하우젠 빌트인 가전과의 상호간 마케팅 시너지를 위한 ‘종합전시장’을 전국적으로 연내 10개까지 늘려 개설한다. 건설사와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체험 공간의 확대를 위해서다.

 특히 삼성전자는 ‘품질경영’이라는 혁신 경영방침 아래 입주전 홈네트워크 솔루션의 품질 안정화를 위해 철저한 시공감리를 실시하는 등 사후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 마케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입주 후 고객 만족도와 이용활성화를 위해 입주 고객 대상의 ‘홈코디 제도’를 도입, 사용자 교육과 만족도 조사를 진행한다. 홈비타 전용 콜센터(1588-7764) 운영과 삼성전자 서비스 기사의 출동 등을 통한 실시간 장애처리와 고객불편 최소화 역시 삼성전자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홈비타

 삼성전자가 ‘삶’이라는 뜻의 스페인어 ‘비다(vida)’를 따서 이름진 ‘홈비타’는 이 회사의 홈네트워크 토털 솔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다. 지난 2003년 대구 태왕 아파트단지를 시작으로, 작년 말까지 삼성물산 래미안, 타워팰리스, 풍림, 한승 등 전국 26개 아파트 단지에 홈비타 설치를 완료했다. 올해도 20여개의 신축 아파트 단지에 홈비타를 설치할 계획이라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홈비타는 단순 댁내 기기 제어에서 벗어나 집 안의 디지털TV와 PC, 휴대폰 등 각종 IT 기기를 하나로 연결,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집에서 즐길 수 있게 한다.

 또 디지털 TV를 보면서 조명, 가스, 난방, 방문자 확인 및 문열기 등을 리모컨으로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다. 최신 영화, 드라마, 음악, 생활정보 등의 디지털TV 포털 콘텐츠도 다양하게 감상하며 활용할 수 있다.

 홈비타는 이제 토털 네트워크 솔루션으로 진화·발전하고 있다. 기존 대단지 아파트 중심의 주거공간을 시작으로 사무실, 호텔, 상가 등과 같은 사업공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홈비타의 호텔 네트워크 솔루션을 통해서는 철저한 보안으로 호텔의 모든 시설을 안심하고 누릴 수 있으며 초고속 정보통신망으로 세상과 더 빨리 소통할 수 있다. 통합 관리운영 시스템은 유지비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고객의 특성에 맞는 맞춤정보와 서비스를 제공,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과 남다른 가치를 제공한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특히 현재 삼성의 서초사옥(삼성타운)에 적용을 추진 중인 홈비타의 ‘오피스 네트워크 솔루션’은 사무실 솔루션과 인텔리전트빌딩시스템(IBS)·업무용가구·디지털기기 등을 대통합시키는 첫 국내 시도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인터뷰-삼성전자 B2B영업팀 홈솔루션 사업그룹 김영수 상무

 “디지털홈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단품 시장이 아닙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IT 기업들이 제조회사에서 솔루션·서비스 회사로 발돋움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단초입니다.” 삼성전자 홈솔루션사업그룹 김영수 상무는 디지털홈이 단지 또 하나의 시장을 발굴하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 삼성전자의 미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필수 과제라는 뜻이다.

 윤종용 부회장이 이미 2∼3년 전부터 강력한 의지를 담아 추진 중인 기업용(B2B) 시장 전략. 삼성전자가 단품과 하드웨어 중심 회사에서 고부가가치형 ‘솔루션·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B2B 구상의 가교가 바로 디지털홈 사업인 것이다.

 과거 ‘디지털컨버전스팀(DCT)’ 시절부터 6년여간 솔루션·서비스 사업을 개척해온 그에게 디지털홈의 실체는 무엇일까. 김 상무는 “지능형 자동화 시스템 정도가 아니라 고화질·고음질의 멀티미디어 가정 환경”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또한 그 중심에서는 디지털TV가 가장 친숙한 ‘인터페이스’ 역할을 한단다. 그에 따르면 이제 TV는 방송을 보는 화면이 아니라 이미지를 담은 지식·엔터테인먼트 전달 매체다. TV 리모컨으로 휴대폰 문자도 입력할 수 있고, TV를 보면서 화상통화도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수많은 제품군과 와이브로 등 첨단 통신기술로 얼마든지 구현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종전에는 거실에 달린 월패드로 조명·출입 관리를 하는 정도에 익숙했다면 이제 사람들을 거실내 TV로 불러모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런 점에서 김 상무가 주도적으로 선보였던 DTV 포털은 의미가 각별하다. 다양한 회사들이 TV포털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정보와 볼거리를 전달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안에 포털 참여기업이 20곳 가까이 늘어나게 되면 DTV 포털이 마침내 대중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못한다.

 디지털홈이 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기술 표준화나 홈 솔루션·제품의 공동 구매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한다. 특히 요즘처럼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디지털홈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임대아파트 주거민에게도 디지털홈의 가치는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확신이다. “IBM은 지난 1990년대 초 위기를 겪고 난 뒤 솔루션·서비스 회사로 변신에 성공했지만 우리(삼성전자)는 그 위기마저 미리 준비하고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디지털홈은 바로 그 시작입니다.” 김 상무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말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