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사전이 저희 집안 가업인 셈입니다.”
전자사전 ‘누리안’으로 유명한 한누리비즈의 김태형 사장(39)은 자신의 집안이야말로 부친 때부터 전자사전만을 취급해온 전자사전의 ‘종가’라고 강조한다.
한누리비즈가 설립된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1996년 김 사장은 부친이 운영해오던 회사를 맡아 본격적으로 전자사전 유통시장에 뛰어들었다.
한누리비즈가 국내 1세대 전자사전인 에이원프로의 전국 총판으로 국내 전자수첩과 전자사전 시장을 개척하고 확장시켜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이같은 ‘업력’ 때문이다.
그러던중 지난해부터 김 사장은 대만 IT업체인 베스타(Besta)와 제휴를 맺고 ‘보여주고 싶은 전자사전’이라는 컨셉트로 자체 전자사전 브랜드인 ‘누리안’을 출시해 유통업에서 ‘제조사’로 변신을 꾀했다. 국내 사전 콘텐츠 수급 관리는 한누리비즈가 맡고, 제조는 베스타에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특히 올해는 X9과 Z1 제품의 본격 마케팅을 위해 특급 CF모델인 현빈을 앞세웠다. 중소 제조업체로서는 모험에 가까운 도전이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현빈과의 CF계약금을 빼고도 지난 2월부터 지상파와 케이블TV 등에 나가는 광고비만 월 2억원에 달한다”며 “하지만 전자사전의 최대 특수기인 2∼3월에 맞춰 물량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그의 ‘모험’은 시장에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누리 측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자사전 시장서 누리안의 매출은 업계 1위인 샤프전자를 바짝 따라붙은 것으로 자체 집계됐다.
특히 김 사장은 올 여름 휴가철을 겨냥, PMP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전자사전은 PMP로의 기술적 확장이 비교적 쉬운데다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한누리비즈의 PMP는 국내 전문 제조업체인 대보테크를 통해 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전량 생산될 예정이다. 김 사장은 “현재 AV부문에 대한 설계 작업은 모두 끝나 ‘워킹 샘플’까지 나온 상태”라며 “여기에 전자사전을 포팅하는 작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이르면 6월말, 늦어도 7월중엔 시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사전 전문업체가 내놓는 PMP답게 기존 제품과는 달리 ‘입력장치(키보드)’가 별도로 내장돼 전자사전 등을 사용하는데 용이하도록 설계됐다.
김 사장은 요즘 또 ‘전자사전형 내비게이션’을 기획하고 있다. 이 제품은 무선인터넷 가능한 전자사전인 ‘Z1’의 후속 모델로 개발돼 내년초께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etnews.co.kr
사진= 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