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부품업체들이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에 M&A나 신규사업 진출 등을 통해 속속 뛰어들고 있다. 다른 어떤 사업보다도 미래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원 주인들이 M&A를 통해 LED 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당장 현실적으로 그 만큼 사업을 영위하기 힘들다는 벽도 있는 만큼 M&A나 신규사업 진출이 장미 빛이라는 전망은 금물이다.
◇LED 시장 2010년에 플래시 메모리에 버금= 삼성경제연구소는 2006년 63억달러 규모인 LED 시장이 연 15%씩 성장, 오는 2010년에는 110억달러로 낸드플래시의 9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러한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오는 2017년에는 현재의 D램 시장 규모인 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LED 시장이 이렇게 급성장 하는 것은 현재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조명용 시장으로 파고들기 때문이다. 최근 노트북이나 LCD TV의 광원으로 색 재현율 개선, 경박 단소화 등의 장점으로 LED 채용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가정용 조명으로까지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호주는 2010년까지 백열등 사용을 금지키로 했으며 유럽연합(EU)도 2년 안에 백열등을 없애도록 회원국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효율적인 광원인 형광등 역시 수은이라는 독성 물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2010년 이후부터 제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 중견기업 LED 시장 참여 속속= 휴대폰용 LCD모듈, 통신단말기 등을 제조해온 성일텔레콤은 최근 LED 에피웨이퍼 기업인 에피밸리의 우선주 49.40%를 3000만달러(279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LED 업체 인수 가격으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중소형 LCD 백라이트(BLU) 기업인 한성엘컴텍은 올해 초 자회사인 마이크롭틱스와 함께 LED 업체인 티씨오의 지분 53%를 총 10억5000만원에 인수했다.
이에 앞서 효성은 지난해 9월 에피웨이퍼 업체인 에피플러스의 지분 34%를 60억원에 인수했으며 홈네트워크 전문업체 아이브릿지도 지난 2005년 연말 발광다이오드(LED)전문업체 럭스피아 주식 40.89%를 151억원에 인수, 계열사로 편입했다.
신규 사업 진출도 활발하다. 냉음극형광램프(CCFL)업체인 우리이티아이가 올해 초 LED 사업에 진출했으며 LED디스플레이 업체인 엔하이테크는 지난해 11월 엔텍엘이디라는 LED 자회사를 설립했다.
◇장미빛 미래 전망은 금물= 이러한 장미 빛 미래와 달리 현실은 그다지 밝지 않다. 지난해 1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린 국내 LED 기업 가운데 흑자를 낸 기업은 서울반도체가 유일하다. 대부분 휴대폰 LED 광원용 시장에 집중하다가 단가 급락과 과당 경쟁으로 매출이 뒷걸음질 치고 손익이 곤두박질 쳤다.
대외적으로는 전세계 LED기업들이 점차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면서 상대적으로 외형이 왜소한 국내 기업에게 또 다른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만 최대의 LED 칩업체인 에피스타는 최근 몇년간 동종업체인 사우스에피, 에피텍, UEC 등을 차례로 인수, 덩치를 키워 생산 경쟁력을 높여왔다. 중국 제 2위 LED 업체인 다롄루메이 옵토일렉트로닉스는 지난 2003년 미국의 ATX의 광전자 부분을 인수, 중국 LED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의 LED 기업인 쇼와덴코는 하반기부터 2인치 웨이퍼를 이용한 LED 제조라인을 4인치로 전면 전환하기로 발표했다. 2인치에서 4인치로 전환하게 되면 LED 생산량이 4배 늘어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의 M&A는 LED 업체간의 M&A를 통한 규모의 효율화가 아니라 수직계열화 측면이 강조되는 M&A로 경쟁력에서는 미지수”라며 “장미 빛 미래는 준비하는 자만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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