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u스쿨](1부)"라이선스 비용 올라 소모품 구매도 빠듯"

◆일선 학교 정보화담당 교사 “예산 좀 늘려주세요.”

 학교 재정의 70∼80%는 인건비다. 나머지 의무적으로 지출해야하는 목적성 경비를 빼고 나면 사실 ‘푼돈’만 남는다.

 학생 수 1600명인 서울 A초등학교. 예산이 10억원 가량이지만 인건비나 전기요금, 수도요금, 그리고 의무 규정으로 돼있는 5%의 도서구입비까지 제외하고 나면 매월 쓸 수 있는 경상비는 500만∼600만원 정도다.

 그렇다면, 이 학교의 정보화 예산은 얼마나 될까? 올해 이 학교는 지역교육청에서 노트북PC 구매용으로 300만원 가량을 지원받았다. 학교에선 40만원을 지원했다. 정보화담당 교사는 쪼개고 쪼개 데스크톱PC 2대(모니터 포함), 본체 2대 등 총 4대를 교체하는 차선책을 선택했다.

 학교 자체 예산 중 정보화 관련 우선 지출 순위는 토너 교체 등 소모품 구매, 유지보수, SW구매 순이다. 소모품에 드는 비용은 900만원에 이른다. 유지보수 비용은 200만원이 넘는다. 올해는 한컴 라이선스 비용마저 올랐다. 과거 SW 구매비는 교육청에서 목적성 경비로 내려왔으나, 지금은 일반 경비에 포함됐다. 교사는 “한컴, MS 등 라이선스 비용만 500만원이 넘는데, 일반 경비에서 SW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거의 전쟁 수준”이라고 표현한다. “정품 사용을 안 할 수도 없고…”라고 말을 흐리는 교사는 ‘편법’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고백한다.

 이 교사가 확보한 올 예산은 1500만원 정도. 이중 네트워크, 유지보수, 라이선스 비용 등 꼭 지출해야하는 비용을 제외하고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은 800만∼900만원 선이다. 소모품 비용마저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손성룡 홍제초등학교장은 “학교장이 구청에 가서 발품 팔고 읍소해 정보화 예산을 따오는 비즈니스맨이 된 지 오래지만 이도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손 교장은 “정보화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물론 학교정보화가 중요하다면 예산을 최소한 어느 정도 이상 지출해야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방법도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탐사기획팀=신혜선·김규태·한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