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스피드’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말이 있다. 속도가 필요한 순간마다 불쑥 나오는 그 말은 바로 ‘지금 필요한 건 뭐? 스피드∼!’ 이런 반응은 지난 몇 달간 전개된 LG파워콤 엑스피드의 TV-CF 캠페인이 만들어 놓은 익살스러운 ‘스피드 조건반사’라고 할 수 있다.
뒷통수편(남자)과 지폐편(여자)의 2가지 스피드편 광고를 통해 초고속 인터넷 업계의 광고 메시지 전달에 있어 획기적인 접근을 시도해 좋은 반응을 얻어냈던 LG파워콤 엑스피드가 최근 그 후속으로 새 TV-CF 두 편을 선보였다. 역시 일상생활과 밀접한 상황을 묘사했으나 공감 수위는 한층 더 극적으로 설정했다.
‘택시’편에서는 조금은 과장된 듯한 상황이 인상적이다. 잘 짜여진 니트 치마의 한 올이 택시문에 제대로 걸린 상황에서 이를 모르고 택시에서 내린 도도한 그녀는 길을 걷다가 올이 점점 풀려 짧아진 자신의 치마를 발견하고 무척이나 당황한다. 더 짧아지면 매우 곤란한 경우를 겪게 될 거라는 판단에 그녀는 죽기 살기로 떠난 택시를 향해 뛴다. 댄디한 느낌의 중간 길이 스커트를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섹시한 스타일의 초미니 스커트로 갈아(?)입은 그녀의 우스꽝스러운 택시 추격장면이 웃음을 유발시키는 공감의 포인트이다.
점점 짧아지는 스커트의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모델은 미리 준비된 3벌의 스커트를 갈아입으며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이 진행됨에 따라 모델의 스커트 길이도 짧아지고 촬영장 분위기는 점점 화기애애 졌다는 후문이다.
‘깜짝파티’편도 상황설정이 재미있다. 대학가의 빈집만 노리는 초보 좀도둑이 목표로 설정한 어느 원룸. 빈집이라고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들어가 아무도 없음을 발견한 초짜 도둑은 쾌재를 부르는데... 이 때 갑자기 불이 켜지면서 들리는 우렁찬 목소리! ‘생일 축하합니다∼’
불이 꺼져있던 이 집은 학교 유도부원들이 선배를 축하하기 위해 ‘깜짝파티’를 준비했던 장소였던 것. 산만한 덩치의 유도부원들을 발견한 주인공의 얼굴에선 그야말로 죽음(?)을 걱정하는 기가 막힌 표정이 번진다. 실제 용인대 유도부를 모델로 기용한 촬영현장은 ‘택시’편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제작진들은 그 어느 촬영에서보다 모델들의 요구조건을 잘 받아 들어주었다. 유도부원들의 요구에 척척 반응하는 제작진의 모습이야말로 ‘스피드’ 그 자체였다. 하지만 큐사인만 떨어지면 외모와는 달리 앙증맞은 모습의 연기를 자연스럽게 보여준 유도부원들의 프로정신(?)이 광고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다소 엉뚱한 발상에서 구체화된 이런 상황들이 바로 LG파워콤 엑스피드 광고의 소재들이다. 폭소를 자아내는 모델들의 표정과 언젠가 겪어본 듯한 친근한 상황이 남기는 메시지는 아주 심플하다. ‘스피드? 아하∼ 엑스피드!’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전략에 대해 고객들은 “스피드가 필요한 순간을 정말 절묘하고 재미있게 찾아내는군요. 재미있어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재 광고 사이트의 인기CF 순위에서 최상위권에 랭크될 정도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어 제작진들이 무척 즐거워하고 있다. 또 ‘지금 필요한 건 뭐? 스피드!’라는 메인 메시지는 현재 각종 TV프로그램에서 익살스럽게 패러디되는 등 요즘 젊은층에서 하나의 유행어로 자리잡고 있어 흐뭇하기만 하다.
양승현 LG파워콤 TPS사업본부 커뮤니케이션팀장 yangsh@lgpw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