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0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또다시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비록 종가기준으로는 이날 예상했던 1600선 돌파에 실패했으나 장중 한때 1610선을 넘어서는 등 말 그대로 거침없는 상승세다. 그러나 증시 전반이 이 같은 축제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IT업종은 소외된 모습이다. 특히 시가총액 3대주인 삼성전자·SK텔레콤·하이닉스반도체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왔고 증시 전반을 견인해 왔던 이들 대형 IT주가 세계적인 증시 호황 속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상승 분위기에다 IT업종의 실적 개선 기미가 보이는만큼 이르면 2분기에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5월에만 50포인트 이상 상승=최근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세계적 증시 흐름과 연관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기둔화 우려에도 아시아와 유럽 등 여타지역 경제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여기에 미국이 저금리와 달러 약세로 자금이 몰리면서 세계 증시 전체가 상승장을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상무는 “우리나라 주가수익배율(PER)이 11배로 여타 시장에 저평가돼 있으며 현재는 재평가되는 과정”으로 분석했으며 “올 상반기에 1700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은 올해 들어 크게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이 4월에만 국내 증시에서 매수한 규모는 26억1000만달러로 일본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았다.
◇IT 대형주, 아직 ‘부진’=IT업계 종사자라면 10일 증시 시황판을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했을 듯 싶다. 특별한 악재도 없고 무엇보다 새벽에 마감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69% 큰 폭 상승했는데도 국내 대형IT주들은 오히려 역주행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10일 하루 만의 결과가 아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11.5% 상승하는 동안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6.2%와 6.7% 하락했으며 하이닉스는 이보다 폭이 큰 12.2% 빠졌다.
IT대형주의 부진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하나같다. ‘실적’ 때문이라는 것. 바로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부진을 문제점으로 꼽으면서 LCD와 휴대폰업체들의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지만 상쇄를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정욱 SK증권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가운데 D램과 낸드플래시메모리에 강점이 있는데 이 가운데 PC용 D램이 현재 생산원가 이하에서 판매되고 있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T주 반등할 것’=본지가 6개 증권사에 앞으로의 전망을 조사한 결과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반등에 힘을 실었다. 단지 시점에서만 △이미 반전 중(굿모닝신한) △5월 중 저점확인(우리투자) △하반기(동양·대신·한국투자) 등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이문한 동양종합금융증권 차장은 “D램 가격이 2분기 바닥으로 가격 회복세가 예상된다”며 “가격 메리트와 실적 개선 기대감에 따른 외국인 매수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등의 목소리가 큰만큼 매수 주문도 이어진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반도체와 가전업체를 중심으로 저점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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