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될 위기에 처한 교육정보화 사업에 대한 중장기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향후 교육정보화 사업이 2020년 유비쿼터스 시대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전폭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보급으로 수혜를 봤던 IT 관련 기업들이 적극 나서야 하며, 비록 지자체로 교육정보화 권한을 넘겼다고는 하나 정책 당국 역시 ICT 인프라 교체 등의 방식에 발상을 전환하고, 기금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예산확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낙후된 ICT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u교실을 구축해 ‘학교2.0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지자체 재정만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예산확보 방안 적극 모색해야=지방분권화와 교육권한 지자체 이전 등을 고려할 때 중앙 정부 차원의 예산확보는 맞지 않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자체의 재정이, 특히 교육재정이 파탄 위기임을 고려할 때 ‘이상적인 상황’을 거론할 때가 아니다. 서울 지역의 경우 구 단위에서조차 예산상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는데, 세수 확보가 어려운 지자체 간 격차는 두말할 나위 없다. 이대로 가면 지자체 학교 간 정보격차 문제가 심각해질 상황이다.
더구나 올해, 내년까지 교육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마저도 2008년 이후부터는 ‘학교장 재량’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이 대다수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중앙 정부 차원에서 지자체와 함께 재원 확보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지역정보화나 혹은 기금 사용을 교육정보화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ICT 인프라 보급 10년, IT기업들이 나서라=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가 오기 전, 정부는 학교에 29인치 이상 대형TV와 PC 등을 제공하면서 ICT 활용 교육의 초석을 다졌다. 지난 2001년에는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면서 40인치 이상의 프로젝션TV 및 고성능 PC 환경으로 재도약했다.
PC 제조업체, TV 제조업체, SW업체 등은 ‘학교 특수’로 많은 수익을 올렸다. 기업들은 부품 교체, 유지보수(AS)를 통해 지속적인 혜택을 받고 있다. 워드 및 백신 SW업체들도 비록 저가로 교육용SW를 공급한다고는 하나 학교 시장을 독점하며, 미래 고객을 확보한다는 면에서 결코 손해가 아니다.
ICT가 단순 기능 교육을 넘어 학교2.0 시대의 충실한 기자재로 활용되려면 학교를 통해 수익을 얻은 기업들이 교육 투자의 또다른 주체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성훈 서울 구남초등학교 교사는 “이미 파탄난 교육 재정에서 정보화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는만큼 기업 및 사회 전체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구매 방식 혁신, 초·중·고 차별 전략도=단기간에 모든 기기를 교체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 PC나 대화면TV 등도 장기 할부 또는 IT 기자재 임대 서비스도 검토해볼 때다.
임억린 서울 홍제초등학교 교사는 “학교 내의 복사기, 정수기 등을 볼 때 ICT 교육설비도 임대 방식을 활용하면 항상 새로운 기종을 유지하고 AS도 원활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 및 교육용 SW 구매도 현재 매년 200만원을 학교별로 의무적으로 지출하기보다는 교육 당국이 대량 구매 등을 통해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학교당 한두 개의 u교실 구축부터=모든 ICT 교육기자재의 업그레이드가 단기적으로 어렵다면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미래형 교실인 모둠학습실을 학교별로 한두 개 정도 꾸미는 것도 대안이다.
대전광역시 장대초등학교는 지난해 10월 말, 전자칠판, 원격영상장치, 무선랜 및 노트북PC를 사용할 수 있는 교실을 열었다. 전종구 대전광역시교육청 장학사는 “그동안 ICT 활용교육이 PC 등 인프라 보급이었다면 이제는 교실 수업의 충실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 u환경을 구현한 모둠학습실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탐사기획팀=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etnews.co.kr, 김규태·한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