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의 설립은 국내 디스플레이인들의 숙원 과제였다. 2000년대 초 한국 디스플레이산업은 반도체·통신·조선·자동차 등과 더불어 세계 속에서 확고한 위상을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 산업과 달리 유독 디스플레이분야만 업계와 국가 정책을 체계적으로 공유할 협회가 없었다. 이 때문에 2001년 처음 협회 설립이 논의지만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견 차로 성사되지 못했다. 2년 여가 지난 2003년에는 ‘한국디스플레이장비재료산업협회’가 설립돼 아쉬우나마 기틀을 잡기 시작했다. 한국디스플레이장비재료산업협회는 하지만 두가지 의미에서 반쪽이었다. 패널 대기업들이 빠진 채 중소 장비·재료업체들만의 모임이 돼 버렸다는 점, 그 나마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장비·재료업체들은 거의 참여하지 않는 기형적 모습을 띤 점 때문이다.
패널 대기업·중소기업 모두가 참여하는 진정한 의미의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를 만들자는 논의는 2006년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한국디스플레이장비재료산업협회·한국디스플레이연구조합·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전자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국제정보디스플레이 전시회(IMID)’가 그 계기를 제공했다. 정부는 이 기간 디스플레이 대기업 CEO들이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고,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창립 논의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 탄생의 원년이 된 올해 들어 창립 논의는 한층 구체화됐다. 산자부의 적극적인 중재로 협회 창립의 걸림돌로 작용한 문제들이 하나 둘씩 해결됐다. 그리고 2007년 5월 14일 드디어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상생’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수용한 대기업들의 결단과 양보에 힘입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구심점으로 세상에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