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세계 최대 LCD업체로 한국을 디스플레이 강국 반열에 올려 놓은 일등공신이다. LCD총괄을 이끌고 있는 이상완 사장은 1997년 삼성전자 AM LCD사업부장(전무)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특유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LCD 1등 신화를 일구어낸 주역이다.
삼성전자는 1995년 처음 LCD 양산에 돌입, 불과 4년 뒤 대형 LCD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후 2005년 세계 최대 7세대 라인을 가동, 사상 처음 TV용 패널 생산 1000만개 고지를 점령하기도 했다. 매출에서 2002년 이후 5년 연속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세계 최대 규모의 8세대 생산라인을 가동, 독보적인 LCD 1등 신화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가는 길이 곧 LCD 역사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거침없는 질주에 나서고 있다.
◇스피드로 일군 1등 신화=삼성전자의 LCD 개발은 1991년 본격화됐다. 당시 반도체 총괄 기흥공장에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며 시작된 연구·개발(R&D)은 4년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1995년 비로소 첫 번째 양산라인 가동됐을 때 삼성전자의 LCD 사업은 선발 일본업체에 비해 10여년 뒤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과감한 투자와 한발 앞선 생산공정 기술 개발을 통해 양산 개시 4년째인 1998년 3라인 가동과 함께 대형 LCD패널 시장에서 단번에 1위에 올라섰다. 이후 2000년 4라인, 2002년 5라인 등을 숨가쁘게 가동하며 월드컵이 열린 2002년에는 마침내 전체 매출에서 세계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삼성전자 LCD사업은 이처럼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2004년 반도체 총괄에서 분리돼 LCD 총괄로 독립됐다. 특히 2004년에는 일본 최대 TV업체인 소니와 합작해 S-LCD를 설립하면서 LCD종주국 일본을 충격속으로 몰아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05년 세계 최초로 7세대 라인을 가동, 40인치 이상 대화면 LCD TV의 대중화시대를 앞당겼다.
삼성전자의 급성장은 5년간 연평균 매출 45% 성장이라는 대기록으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148억5000만 달러라는 사상 최대 매출로 나타났다. 10인치대 노트북 패널에서 시작한 제품 개발은 지난해 상용 TV패널 가운데 세계 최대인 70인치 LCD 패널 양산으로 발전했다.
압도적 1위를 향한 도전=LCD 1등 신화는 올해 세계 최대 8세대 라인 본격 가동으로 계속된다. 7세대에 이어 소니와 합작한 8세대 라인은 현존하는 LCD 기판 가운데 최대 크기인 2200x 2500㎜에 달한다. 최대 생산규모가 월 5만 장에 달하는 이 생산라인에 무려 20억 달러의 거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8세대 투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LCD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감행된다는 점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7세대와 8세대 투자를 연기한 상황이라 8세대 가동이 본궤도에 오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LCD시장에서 절대강자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8세대 가동으로 내년 연말이면 50인치대 LCD 패널 가격도 1000달러대로 낮춰 50인치 TV의 대중화도 선도한다는 야심이다. 이상완 사장은 이미 7세대 가동으로 40인치대 LCD패널 가격을 1000달러 이하로 떨어뜨린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외에도 최첨단 혁신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기술 리더십도 굳건히 지켜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개발한 82인치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 사업을 올해 본격화하는 한편 24인치 이상 대형 와이드 모니터 패널 시장도 주도적으로 창출할 방침이다. 또 그동안 일본 업체에 뒤진 프리미엄 휴대폰 LCD패널시장 공략을 위해 저온폴리실리콘(LTPS) 라인도 대거 증설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대형 TV패널은 물론 IT패널, 휴대폰 패널,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LCD 제품 전분야에서 세계 최강의 입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불과 10여년의 세월 동안 세계 LCD 시장을 장악한 삼성전자는 특유의 스피드와 추진력을 무기로 한국이 디스플레이 최강국 반열에 오르는데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전략이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