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라이선스 대응 본격화

 국내에도 오픈소스 SW 저작권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SW 소스 코드 공개 열풍이 거세게 불었지만, 국내에서는 오픈소스의 라이선스를 무시하고 무단 활용하는 예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오픈소스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저작권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따라 기업 경쟁력이 좌우된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기업마다 오픈소스 저작권 대응을 위한 전담팀이 꾸려지고 있다.

 ◇14만개의 기회와 위험=세계 최대 오픈소스 등록 사이트 소스포지(sourceforge.net)에 따르면 4월 현재 오픈 소스 프로젝트는 14만6000여개, 등록 개발자수는 156만7000명이다. 문제는 오픈소스는 ‘공짜’가 아니라는 것. 최근 디지털 기기의 컨버전스가 가속화하고 SW 개발 주기가 단축되면서 엄청난 양의 오픈 소스를 활용하는데 대부분 저작권 위반에 노출돼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대기업을 비롯한 업체 다수가 비영리단체인 GPL지킴이 사이트(gpl-violations.org)에서 라이선스 위반을 지적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선스 정책에 따라 회사 기밀을 완전히 공개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오픈소스 라이선스의 80%를 차지하는GPL(General Public License)는 GPL 기반의 오픈소스를 일부만 활용하더라도 전체 SW 소스 코드를 공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 삼성에 이어 LG와 NHN도 대응=3년전 사내용 공개 SW 가이드라인을 만든 삼성전자는 최근 법률 및 SW 전문가 자문을 받아 최근 오픈 소스 활용 가이드라인을 사내 배포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디지털TV·통신기기의 50% 이상이 공개 SW인 리눅스 기반이기 때문이다.

 LG전자도 최근 공개 SW 소스 라이선스를 대응하는 전담팀을 꾸렸다. 이 팀은 빠르면 이달말까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전사 교육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1만대 이상의 리눅스 서버를 운영할 것으로 예상되는 NHN도 라이선스 전담팀을 개설하는 것을 준비 중이다. 정통부도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 소프트웨어진흥원 등과 협력해 오픈소스 가이드북을 발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의 움직임은 한발 더 빠르다. 2003년 GPL 위반 분쟁에 휘말렸던 시스코는 개발팀이 오픈소스를 활용하면 무조건 법무팀에 보고토록 했다. 구글도 오픈소스버전과 저작권을 추적·관리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소니에릭스 전담팀에는 10여명이 근무 중이다.

 ◇ 컨설팅 사업 부상=관련 컨설팅 시장도 개화했다. 공개 소스 코드가 방대한데다 오픈소스 라이선스 종류만도 1280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LG엔시스는 최근 블랙덕소프트웨어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지적재산권 관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해 6월 국내 진출한 블랙덕은 공개SW 라이선스를 자동 식별하는 솔루션 ‘프로텍스아이피’를 제공한다. 이에 앞서 법무법인 세화 등도 공개SW 라이선스 자문 법률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철남 충남대 교수는 “라이선스 때문에 오픈소스 SW를 활용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면서 “오픈소스SW 활용이 대세기 때문에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추적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택완 블랙덕소프트웨어코리아 사장도 “국내 SW 개발은 IT서비스 업체의 외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오픈소스SW 라이선스 사각지대로 꼽혀왔다”면서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라이선스에 적극 대응하려는 움직임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