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새벽 6시면 서울 서대문 임광빌딩 뒷편의 기찻길 근처. 빨간색 구세군 조끼를 입고 어김없이 나타나 노숙자들에게 아침 식사를 대접하는 젊은이들을 볼 수 있다. 구세군과 같은 단체의 자원봉사가 아니다. 새벽잠을 줄이고 나온 SK커뮤니케이션즈 사내 봉사 동호회 ‘하늘샘’의 회원들이다.
20여명의 하늘샘 회원들은 최근 매주 목요일 아침 6시부터 8시까지 회사 옆 기찻길과 노숙인 지원단체인 구세군브릿지센터를 방문해 500여명의 노숙자들에게 아침 식사를 대접한다. 설거지 등의 뒷정리까지 끝낸 후 회사로 복귀해 업무를 시작한다. 이른 새벽부터 단잠을 줄이고 궂은 일로 체력도 달리지만 봉사에 참여하는 하늘샘 식구들은 꾸준히 늘어 벌써 100여명이 넘는 사내 최대 동아리로 발전했다.
하늘샘 회장인 싸이월드 웹서비스팀 남보현씨는 “하늘샘은 2004년 몇몇 뜻있는 사원들이 모여 출발한 소규모 동호회였는데, 회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파되어 현재는 전직원의 약 15%가 하늘샘 회원”이라며 “하늘샘 식구가 조금씩 느는 걸 보면 봉사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대단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하늘샘의 활동은 노숙자 무료 급식에만 한하지 않는다. 이들은 주로 한달에 1∼2회 정도 주말 시간을 이용해 지체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 나들이를 돕는 일을 한다. 특히 봉사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SK커뮤니케이션즈 송년회 때는 야광팔찌를 팔아 그 수익금으로 연말 봉사활동 비용을 마련했다. 전사원 대상 바자회도 개최해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렇듯 하늘샘은 전 임직원에게 봉사 바이러스를 퍼트린다. 직원 중 15%가 하늘샘 회원이니 바자회나 모금활동을 벌이면 구전마케팅으로 대부분의 직원이 함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샘은 싸이월드의 사회참여활동 ‘사이좋은세상’에도 적극 참여해 사내에서는 물론 네티즌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일촌봉사단’에 가입해 봉사에 참여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사이좋은세상’과 연계를 강화해 지역별, 전문영역별 직원 일촌봉사단을 구성해 좀더 조직적이고 규모있게 봉사에 참여할 계획이다.
하늘샘의 활발한 활동은 사내 밖으로 퍼져 지난해 말 SK그룹에서 선정하는 ‘아름다운 당신’에 선정, 직원들의 자랑거리가 됐다. 올해 들어 하늘샘 회원들은 번개 모임을 더욱 자주 가진다. 올해 직원들에게 봉사활동에 대한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지체장애인들에게 보다 자주 밝고 따뜻한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남보현 하늘샘 회장은 “봉사 바이러스는 한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할 만큼 행복과 만족감이 크다”며, “SK커뮤니케이션즈, 나아가 전국에 봉사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분이 될 때까지 봉사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싶다”고 의지를 표현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