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아트 가전` 세계로 웅비

 독창적 인테리어 디자인과 기능성을 겸비한 한국의 인테리어 가전이 북미·유럽 등 ‘백색가전’의 본고장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수 십년 간 북미·유럽에서는 화려한 디자인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백색가전이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 컬러와 명화 등을 도입한 우리나라 프리미엄 가전이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국은 백색 가전 분야에서 북미·유럽 기업에 비해 역사가 짧지만 앞선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어 독특한 한국발 ‘아트가전’ 열풍이 북미·유럽에도 확산될 조짐이다.

◇예술성 VS 실용성=최근 2∼3년간 한국의 대형 생활가전은 디자인에 사활을 걸었다. 기술 발전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생활가전 분야에서 차별화된 디자인이 소비자의 구매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단순히 에어컨·세탁기·냉장고 등에 컬러를 입히는 데 그쳤지만 최근에는 꽃무늬 패턴, 유명 화가·디자이너의 작품, 크리스탈 등이 더해져 가구라기보다 예술품 또는 인테리어 소품에 가까워졌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유럽의 밀레·보쉬·일렉트로룩스, 미국의 월풀·GE 등은 ‘백년 백색가전’에 머물고 있다. 컬러를 입혀도 검정·블루 정도이다.

◇유럽·북미, 컬러에 눈 돌려= 북미와 유럽 지역은 인테리어 가전의 불모지였으나 최근 소비자들이 컬러 가전에 관심을 보이면서 향후 아트 가전의 시장 진입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LG전자 관계자는 “파리·밀라노·아테네 등 유럽 20여 곳에 개점한 에어컨 전문점 ‘아트클리마’를 통한 프리미엄 에어컨 ‘아트쿨’의 판매가 최근 에어컨 성수기를 앞두고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아트쿨’은 반 고흐 등 유명 화가의 작품을 적용한 액자형 프리미엄 에어컨이다. 최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생활가전 전시회 ‘키친 앤 베스 쇼(KBIS)’에서도 LG전자는 기존 인기 제품인 레드 색상 드럼 세탁기 외에 미국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와일드 체리’ 등 5가지 컬러 세탁기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도 전시회에 출품한 최저 진동 드럼 세탁기에 레드 색상을 입혔으며 대우일렉도 ‘원색과 검정색 면분할’ 디자인의 아르페지오 스타일을 미주에 첫 선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서도 큰 호응=이들 기업들은 이처럼 기능성은 물론 앞선 디자인을 갖춘 백색가전이 전세계에서 유일한 만큼 프리미엄 고객과 빌트인 등 특화 시장을 대상으로 우선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인테리어 가전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미국이나 유럽도 가구와의 조화를 생각하는 빌트인 시장이 커지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한 시장으로 부상했다”며 “중장기적으로 디자인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한국 백색가전의 영향력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