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 산하의 28개 정부운영위원회의 활동이 대부분 크게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산자부는 그동안 주요 정책결정이나 사업추진 시 전문가 의견을 듣고 자문을 얻기 위해 팀이나 사업 단위로 정부 운영위원회를 가동해왔다. 그러나 지난 한 해 개최 실적이 전무하거나 연 1회 형식적으로 열린 위원회가 전체 3분의 2에 이르러 부실한 활동 내용과 운영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17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정부운영위원회 운영 실태’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산자부 산하 28개 정부운영위원회 가운데 무역거래기반조성위원회·전원개발사업추진위원회·산업집적정책심의회·자유무역지역위원회·항공우주산업개발정책심의회 등 5개는 위원회 개최 실적이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자거래정책위원회·한국전자문서표준위원회·산업기술발전심의회·민군겸용기술위원회·이러닝산업발전위원회·부품소재발전위원회·전기용품기술위원회 등 13개는 단 한 건의 위원회 개최 기록만 있었다.
개최 실적이 한 건도 없는 위원회는 2004년과 2005년에도 각각 8개와 4개나 됐다. 최근 3년간 운영실적이 전혀 없거나 별도 모임 없이 서면으로 대체된 위원회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28개 위원회가운데 상대적으로 활동이 활발했던 곳은 52개 분야에서 다양한 분과모임을 가진 산업표준심의회(337건)를 비롯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10회)·전기위원회(12회)·무역위원회(11) 정도였다. 나머지 위원회도 대부분 2∼4회 개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산자부 관계자는 “위원회가 연 몇 회 이상 열려야 한다는 규정이 없으며,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열리는 위원회도 있는만큼 단순히 개최실적만으로 부실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며 “산자부 내에서도 위원회 운영 활성화를 위해 통·폐합을 비롯, 위원장 급수를 낮추거나 위원 수를 줄이는 등 자구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 산자부는 ‘위원회 관리정비계획’을 통해 지난해 전자무역중개기관운영위원회 단 한 개만을 폐지했다. 또 무역거래기반조성위원회는 위원장 직급을 차관급에서 본부장급으로, 부품소재발전위원회원장 직급은 국무총리에서 장관으로 낮췄을 뿐 조직적 대응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 운영위원회는 별도 예산으로 운영되거나 각 팀의 사업 예산을 통해 관리되고 있다. 위원회의 순기능을 살리면서 불필요 위원회를 대거 없애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