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해외펀드가 봇물을 이룬다는 보도를 접한 김대박 과장(40)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직장 동료들도 중국 시장이 유망하다느니 베트남 펀드가 인기라느니, 관심이 뜨거운 것 같다. 국내 주식형펀드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김 과장이지만 해외펀드 얘기가 나오니 귀가 솔깃하다.
해외펀드 시장이 달궈지고 있는 이유는 다음달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에 대해 15.4%의 양도소득세가 면제되는 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국내 펀드와 같이 수익을 고스란히 호주머니에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 국내외 운용사들이 앞다퉈 해외펀드를 선보이고 있는 것.
◇올들어 가장 많이 번 펀드는=“수익률이 높은 지역으로 고르면 되겠지.”
모닝스타코리아 평가분석팀은 “올들어 역내펀드 중에서는 중국 주식형 펀드가 10.55%로 가장 높고 역외펀드는 남미지역이 15.91% 수익률로 압도적”이라고 밝혔다. 역내펀드 중에는 인도(7.32%), 브릭스(7.50%) 등이 괜찮았다. 역외펀드의 경우 서유럽(12.32%)과 인도(9.60%)의 수익률이 수위를 기록했다.
“역내펀드, 역외펀드?” 김과장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모닝스타코리아 송정순 과장은 “국내법에 의해 국내에서 설정된 게 역내펀드, 해외에서 해당 국가 법에 따라 설정된 펀드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것이 역외펀드”라며 “역내펀드를 국산품, 역외펀드를 수입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쉽게 풀어준다. 해외에 투자하는 점은 같지만 역내펀드는 원화, 역외펀드는 달러나 유로 등이 기준통화다.
◇이제 가입만 하면?=해외펀드 수익률을 줄줄 꿴 김 과장은 자신감에 차 은행으로 향했다. 가장 수익률이 높은 남미와 인도지역 역외펀드에 가입하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하다. 하지만 상담창구 직원은 “역외펀드는 양도소득세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해외펀드 비과세 방침도 펀드 종류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는 것을 간과했던 것. 역외펀드의 경우 100만원의 수익을 올렸을 때 16만원 가량을 납부하면 오히려 조금 수익률이 낮은 역내펀드보다 불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역외펀드는 환율 위험도 있다. 환매시 환율이 오른다면 수익률의 1∼2%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말에 김 과장은 다시 고민을 시작한다.
◇해답은 중국과 유럽=갈피를 잡지 못하는 김 과장에게 굿모닝신한증권 이병훈 펀드애널리스트는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중국 본토쪽 펀드가 장기적으로 상승여력 크다”고 추천했다. 올들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이고 그 흐름이 견조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삼성증권 김남수 펀드애널리스트는 “연초부터 유럽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면서 “특히 서유럽 지역의 펀드에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각종 정보를 꼼꼼히 정리한 김 과장은 중국 역내펀드에 마음이 간다. 수익률이나 세금 문제를 고려할 때 가장 합리적이라는 판단. 하나둘 늘어가는 펀드 계좌에 김 과장 마음도 부자가 된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부자아빠 꿈꾸는 김대박 과장의 재테크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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