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최근 산업성장세에 따른 전문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심각한 구인난에 빠져 들었다. 게임업체들은 특히 클라이언트와 서버·네트워크·DB 분야에서 심각한 전문가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넥슨·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의 잘 나가는 회사들조차도 “국내 게임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인력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한정된 전문인력 풀로 인해 인력확보와 개발작업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실토할 정도다.
하지만 게임업계 안팎에서는 “자체적인 인력양성보다는 당장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게임업계의 채용 관행이 이 같은 인력부족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게임업종 채용시장 대체로 맑음=실제로 올해 들어 게임업계는 수시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온라인게임 선도업체인 넥슨이 신규게임 개발과 론칭을 위해 개발자를 포함해 160명 안팎의 대규모 인력을 모집 중이고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역시 개발과 마케팅 등 분야에서 신규 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데서 잘 드러난다. 예년에는 없는 대규모 채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게임전문 취업포털 게임잡(www.gamejob.co.kr)이 조사한 ‘게임업계 채용시장 동향’ 조사결과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채용공고 등록건수는 6070건으로 작년 동기의 5423건보다 11.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채용 등록 건수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한 것은 게임업체들이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해 새로 팀을 구성하면서 인력 채용에 나서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직종별로는 클라이언트와 서버·네트워크·DB 분야가 각각 전체 채용공고의 17.2%와 16.0%로 2년 연속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채용 요구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채용이 활발한 직종은 △3D(모델링·매핑 등) 8.9% △기획·시나리오 7.7% △3D(캐릭터·애니메이션·이펙트) 7.5% △모바일게임 7.0% △게임운영·서비스 6.1% 등의 순이었다.
◇전문인력 확보 어려워=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넥슨·엔씨소프트·NHN·웹젠·엠게임·그라비티 등 주요 게임업체가 차기작을 준비하면서 인력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프로젝트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넥슨의 한 관계자는 “프로젝트에 당장 투입할 정도로 실력을 갖춘 전문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상용화 서비스 경험을 갖고 있는 A급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의 경우 국내 통털어 100명 안팎에 불과해 사람을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모바일 게임업체에 비해 형편이 나은 편이다. 온라인 게임업체의 경우 지원자는 많아도 쓸 만한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모바일 게임업체들은 “진입장벽이 낮은데도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모바일 게임 업체들은 올해 들어 3월까지 424건의 구인 모집 공고를 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8건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급증한 할 정도로 인력 확보에 애를 쓰고 있지만 사람이 없어 난리다. 이에 대해 넥슨모바일·컴투스의 인사담당자들은 한결같이 “개발자들이 온라인 게임업체나 이동통신사로 많이 간다”며 “모바일 게임에 대한 편견과 함께 미래 가치가 당장 눈에 확실하게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우수 인력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광제 게임잡 본부장은 “채용시장이 활발함에도 불구하고 인력 확보가 어려운 것은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업체들이 자체 인력 양성보다는 경력직을 주로 채용하면서 업체 간 인력이동이 잦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종윤기자@전자신문, jykim@
자체 양성보다 경력 선호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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