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유출 차세대 분야로 확산

검찰, `와이브로` 빼내려던 4명 기소

 첨단 IT기술 유출이 차세대 먹거리분야까지 번졌다.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가진 기술을 집중 겨냥했으며 조직적인 기업형 유출까지 우려됐다.

20일 검찰, 국정원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산업기술에 집중됐던 기술 유출이 최근 와이브로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 분야로 넓혀졌으며, 유출 대상 국가도 중국이 아닌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으로 확대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는 지난 18일 와이브로 기술의 해외 유출을 시도했다는 혐의로 포스데이타 전·현직연구원 4명을 구속기소했다. 미국 통신회사에 와이브로 기술을 판매할 목적으로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테크니컬메모, 장비 세부기술 디자인 설계문서 등의 와이브로 원천기술을 e메일 등으로 몰래 빼내려다 적발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에 앞서 세계적인 온라인게임으로 성장한 리니지 역시 핵심기술이 유출될 뻔해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

와이브로는 우리나라가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하고 세계 특허의 30∼40%를 보유한 기술로 유출됐다면 막대한 산업적인 피해가 예상됐다. 리니지 역시 마찬가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와이브로 기술이 미국으로 유출될 뻔한 이번 사례는 여러가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그동안 다소 노후화한 기술이 중국이나 제3세계에 빠져나간 사례는 있었지만 앞으로는 첨단 기술이 선진국으로 팔려나가는 사례가 나오지말란 법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앞서가는 와이브로 등 첨단 통신기술과 DMB·IPTV 등 융합기술, 온라인게임 등 콘텐츠 기술 등에 대해 군침을 흘리는 해외 기업이 많아 집중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

유출 유형도 더욱 지능화해 심각성을 더했다. 개인 차원을 넘어 국내외에 별도 회사를 두고 인수합병(M&A)까지 염두에 둔 조직적인 기업형 유출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외국 기업이 수입이나 기술제휴를 가장하고 교묘하게 기술유출을 시도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국정원 측은 “주요 기술에 대한 초보적인 보안관리조차 하지 않는 국내 기업들이 적지 않다”며 “특히 차세대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내부 보안체계는 물론 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보안교육 등으로 기술 유출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주상돈·조인혜기자@전자신문, sd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