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서비스 시작 시, 또는 중간에 동영상 광고를 제공하는 수익모델인 이른바 ‘인게임(In-game) 광고’가 온라인 게임업계에서 제3의 수익모델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게임업계의 주된 수익모델은 △월정액제 과금 △부분유료화(아이템판매 방식) 중심으로 굳어져 왔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미국에서 엔로그소프트·인디21 등이 이 모델을 선보인 데 이어 국내에서도 이르면 이달 말 최대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가 ‘인게임 광고’를 시작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 게임업체는 △게임 내 실행화면 및 맵에서 직접 광고 동영상을 돌리는 방법(‘바우트(현지 서비스명 보츠)’ ‘구룡쟁패’) △게임 론처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구동하는 동안 광고를 노출하는 기법(‘리니지’)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해외 진출 국산 게임서 먼저 시도=중견 게임개발사 엔로그소프트(대표 김록윤)는 북미시장에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 ‘바우트(현지 서비스명 보츠)’에 △플레이 전 △이용자 캐릭터가 죽었을 때 △패치받을 때 △게임을 끝낼 때 네 번의 동영상 광고를 의무적으로 내보낸다. 이를 통해 온라인게임 ‘보츠’는 캐나다 시장에서만 월 광고 매출 10만달러를 올리고 있다. 인디21(대표 윤선학)도 최근 미국에서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무협게임 ‘구룡쟁패’에 직접 광고노출 방식을 적용, 매출 다변화를 꾀하고 나섰다. 게임 실행 화면, 맵 이동 화면 등에 광고 창이 등장해 동영상 광고 및 이미지 광고를 내보내는 첫 사례다. 리니지도 인게임광고를 위해 중앙연산장치(CPU) 자원 활용이 늘어나는 게임 론칭 및 패치 다운로드 중에도 원활한 동영상을 재생해주는 솔루션을 자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록윤 엔로그 사장은 “북미 시장처럼 광고가 마케팅·유통을 장악하고 있는 환경에서 온라인게임도 광고의 통로 및 노출 공간으로 적극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엄청난 파급 예고…전문업체 우후죽순=최근 구글이 게임광고 대행사 애드스케이프를 2억달러에 인수한 것처럼 ‘인게임 광고’ 시장은 예전 인터넷 배너, 동영상 광고시장을 훨씬 뛰어넘는 성장성을 예고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활발한 움직임을 반영, 최근 국내에도 ‘인게임 광고’를 전문으로 하는 전문 미디어랩이 등장했다. 넥슨의 미디어 전략을 담당했던 인력을 주축으로 설립된 IGA웍스는 인게임 광고를 위한 솔루션을 개발, 몇몇 광고주를 확보하고 주요 게임 업체와 접촉 중이다. 또 IP 기반의 동영상 미디어랩인 앤톰애드나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인 디지털오션 등이 광고 상품 개발과 비즈니스모델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게임과 광고의 결합은 필연”=게임 이용자들에게 광고 시청 시 유료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시도도 눈길을 끌고 있다.
아루온게임즈(대표 김도성)는 이미 상용서비스 중인 게임 ‘영웅전설6’ 등에 동영상 광고시스템인 ‘FROG’를 운영해 이 같은 무료 게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와 전문가들은 온라인게임도 이제는 커뮤니티, 여론 등의 종합 기능을 가진 온라인미디어로 발전해 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위정현 교수(중앙대 경영학)는 “온라인게임이 이미 특정 소비세대와 계층에 영향력 있는 미디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며 해외에서도 그 변화는 뚜렷하다”며 “게임의 특성과 재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의 광고 결합은 필연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인기게임 ‘카트라이더’에서 게임 자체 매출 못지않은 PPL 광고 매출을 올린 바 있는 넥슨 관계자도 “이미 온라인게임과 광고의 결합 모델은 시장에서 검증이 끝난 상태”라며 “좀 더 새로운 아이디어, 이용자와 윈윈하는 모델 발굴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진호·한세희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