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문은 지난 3월 21일부터 경남 산청군 호리마을을 시작으로 한국갱생보호공단 대전지부까지 총 8회에 걸쳐 전국의 정보격차 해소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산골 어르신의 즐거운 놀이기기로 자리잡은 PC와 이주여성의 향수를 달래주는 인터넷에서, 그리고 정보화 교육 이후 취업에 성공한 장애인과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출소자 등을 통해 정보격차 해소 활동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지역과 계층간 정보격차 해소 활동이 가져온 또 다른 효과와 이를 가능하게 한 IT봉사자들, 이어 향후 정보격차 해소 활동의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리한다.<편집자>
경남 산청군 호리마을에는 정보격차 해소 활동을 계기로 마을 특산품을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이 구축됐다. 마을 주민들은 딸기와 곶감, 한약재 등을 인터넷으로 판매해 새로운 소득원이 생겼다고 좋아한다. 산골 오지의 정보격차 해소 활동은 ‘정보격차 해소’라는 표면적 목적을 넘어 지역간 ‘소득격차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경북과 충북 지역에서 두번에 걸쳐 소개한 이주여성 정보격차 해소 활동은 현재 8만여명에 이르는 국내 이주여성에게 한국의 문화를 익히고 한국 사회에 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외국인 이주 여성들이 빼곡히 모여 앉아 윈도, 인터넷 등 PC활용 교육을 받고 인터넷으로 고향 소식을 접하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정보격차 해소 활동을 통해 피교육생인 장애인이 취업에 성공하고, 출소자들은 새로운 삶의 전환점을 찾은 사례는 정보격차 해소활동이 사회적 불평등 완화와 건강한 사회를 향한 따뜻한 사회운동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도서 지역으로 처음 찾은 전남 완도군 노화도에서는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섬마을 정보화의 필요성과 섬 주민의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 정보격차 해소의 주역들 = 이 같은 성공적인 정보격차 해소 활동의 성과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봉사하는 숨은 일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노령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는 산간 오지 및 섬마을의 정보격차 해소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어르신 IT봉사단’, 8주간의 기본소양교육에 IT활용교육, 강의능력 등을 집중 교육받고 전국 30개 권역에 배치·운용되는 ‘IT서포터즈’, 전국 22개 농업계 대학에서 발족해 165개 시·군 농어촌 지역에서 활동 중인 ‘농업정보 119서비스팀’, 그리고 이름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장애인 정보화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장애인정보교원단’ 등은 정보격차 해소의 주역이다.
55세 이상으로 조직된 어르신IT봉사단은 도시 노인층은 물론 산간벽지 고령화 마을의 정보격차 해소사업에 빠르게 흡수되고 있다. IT서포터즈는 올 들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으로 봉사 대상 및 지역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 농업정보 119서비스팀은 최근 농산물 전자상거래 구축과 데이터 입력방법까지 교육내용에 포함시켜 농촌 정보 격차 해소에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 지속적이고 계층별 특성에 맞는 활동 필요 =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지난 해 일반국민과 정보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국민의 정보화 수준을 100%로 할 때, 정보화 소외계층의 수준은 2005년 53.3%에서 2006년에는 62% 수준으로 개선됐다.
하지만 초고속 인터넷 및 PC보급 등의 노력으로 기기에 대한 접근성은 상당히 개선된 반면 이를 이용하는 활용역량(42.9%)과 활용정도(49.2%)는 여전히 일반인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와 산골, 또는 도서지역 등 거주지에 따른 특수성은 물론 노인, 장애인, 아동, 이주여성, 출소자 등 계층에 따른 맞춤형 정보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현장에서 만난 정보 소외계층과 봉사자들은 만족감과 동시에 지속적인 활동에 아쉬움을 남겼다.
노화도에서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김태성 목사는 “섬마을 아이들이 정보화 시대에 소외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IT방문 교육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김정덕 산청군 호리마을 이장은 “자주 좀 와줬으면 좋겠다. 배워도 금새 잊어먹지만 배울 때 만큼은 즐겁고 재미난다”며 돌아가는 봉사단에 아쉬움을 표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사랑과 희망의 IT나눔 축제
정보격차 해소 활동을 집대성한 IT나눔 축제가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체신청(신순식)은 오는 6월 8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사랑과 희망의 IT나눔 축제’를 개최한다.
정보화 취약계층의 IT활용 능력 향상을 통해 따뜻한 디지털 세상을 구현하고자 마련된 이 행사는 그동안 부산체신청과 부산·경남 지역에서 각각 추진해 온 다양한 정보격차 해소 활동을 집대성하고 이를 통해 효율성과 지속성을 겸비한 운동으로 향상시켜 나가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주목할 행사로는 ‘IT멘토링 결연식’과 ‘IT봉사 릴레이’다.
IT멘토링은 부산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IT스폰서로 모집하고, 또 PC교육 및 정비 등 봉사활동이 가능한 개인 또는 단체를 IT멘토로 지정해 장애인, 노인, 소년소녀가장과 결연을 맺어 상시적인 IT지원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IT멘토링은 기업 및 개인, 단체와의 협약을 통해 1년 단위로 운영되며 스폰서와 멘토가 멘티를 지정하는 지정멘토, 멘토링 참여 후 멘티를 배정받는 자유멘토 2가지 형태가 있다. 현재 부산체신청은 250여명의 개인 멘토를 확보해 놓은 상태.
또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진행하는 사랑의 IT봉사 릴레이 행사가 열린다. 부산에서 출정식을 갖고 가장 먼저 부산지역 저소득층 밀집지역을 찾아 PC무료 정비행사를 펼친 후 뒤를 이어 광주, 대구, 전주, 원주 등으로 이어가는 내용이다.
이외에 행사장에는 인터넷 중독예방, SW정품사용, 정보보호 홍보부스 등이 동시에 운영된다.
신순식 부산체신청장은 “정보화 취약계층에 대한 IT복지 확대방안으로 중앙 및 지방정부의 복지예산 확대가 필요하지만 재정여건상 어려움이 많다”며 “지역 기업 및 지역민과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IT봉사활동을 확산시켜 나가고 동시에 상시적인 IT지원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IT멘토링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5년과 2006년 정보격차 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