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꼼의 머그잔 여행’ ‘로빈슨 가족’ ‘닌자 거북이 TMNT’ ‘슈렉 3’의 공통점은?
3D로 제작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란 점이다. 올들어 개봉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8편 중 5편이 3D로 제작됐다. 실제 국내에서 개봉한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은 2005년 5편에서 2006년 16편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대표적 2D 전문 애니메이션 기업 GNG엔터테인먼트(대표 정극포)나 동우애니메이션(대표 김영두) 등이 잇따라 신작을 3D로 준비하면서 국내에서도 3D 애니메이션 제작이 단순한 시도를 넘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양한 가능성, 비싼 제작비 극복=3D 애니메이션은 △한번 제작하고 나면 지속적인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 △디지털로 작업하기 때문에 게임·모바일 콘텐츠 등 확장 범위가 넓다는 점이 산업화하는 데 큰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3D 애니메이션은 2D에 비해 1.5배 가량 비용이 많이 든다. 소프트웨어·장비 등 제작 인프라 구축과 인건비가 2D에 비해 높은 만큼 업계도 제작 과정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노력에 올인하고 있다.
삼지애니메이션(대표 김수훈)은 3년 전부터 독자 인트라넷을 구축해 모든 제작 현황 및 작품에 대한 조언 등 전 과정을 웹에서 관리하고 있다. 인디펜던스 역시 과거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기술 지원을 받아 구축한 3D 애니메이션 제작 공정 솔루션인 ‘나즈카 라이너’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상용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획력·경험 축적해야=업계 한 관계자는 “‘뽀롱뽀롱 뽀로로’ ‘아이언 키드’ ‘빼꼼’ 등 해외에 수출된 국산 3D 애니메이션이 아직까지 2D가 대세인 미국, 유럽 시장에서 3D가 신선한 시도이기 때문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과거 잘나갔던 3D 업체들이 실패한 이유가 표현의 신선함에만 집중해서 정작 중요한 스토리나 기획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김일호 오콘 대표는 “이제는 3D가 대세냐 아니냐는 논쟁보다는 3D로 어떤 스토리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2개 이상 창작을 해 본 기업이 거의 없다는 것도 3D 애니메이션이 자리매김하는 데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드림웍스나 픽사가 3D 애니메이션 제작 비용을 점점 줄여 갈 수 있는 이유도 제작 경험 축적에 따른 시간·비용 단축 효과다.
김홍철 삼지애니메이션 기획실장은 “3D 애니메이션의 경우 초기 스튜디오 설립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일단 한번 구축되고 나면 제작비가 조금씩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3D가 2D의 종말?=업계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입을 모은다. 2D는 나름대로 새로운 형식을 갖추며 진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미미와 다다의 미술탐험대’와 같이 디지털 컷아웃 방식을 도입하는 등 2D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또 업계 관계자들은 2D와 3D를 결합한 작품도 지속적으로 나와 서로 공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