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디스플레이가 2개 회사로 또 다시 분할된다. 일진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사업 전문화를 내세워 지난 2004년 12월 일진다이아몬드에서 한 차례 분할된 회사다. 당시에는 인적분할이었다면 이번에는 물적분할이라는 점이 다르다. 일진의 잇따른 분할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진디스플레이(대표 김하철)는 지난 21일 늦게 오는 7월 1일 존속회사 일진디스플레이와 신설회사 일진디에스피로 분할을 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일진디스플레이는 LED용 사파이어사업을, 신설회사인 일진디에스피는 프로젝터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분할 방식은 분리 신설된 회사의 주식을 모회사가 전부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이다. 일진디스플레이가 모회사, 일진디에스피는 일진디스플레이가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가 된다. 이렇게 되면 존속회사인 일진디스플레이는 상장을 유지하는 반면 신설사인 일진디에스피는 비상장사가 된다. 양사의 대표는 김하철 사장이 그대로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일진디스플레이의 한 관계자는 22일 “이번 분할은 서로 다른 사업부문을 분리,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조기 정상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일진디스플레이는 프로젝터용 디스플레이 사업에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 매년 250억 가까운 감가상각 비용때문에 흑자 전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부문을 떼낸 일진디스플레이는 매년 250억원에 달하는 감가상각 등 오버헤드 부담을 덜게 돼 수익성이 좋아지고 부채감소 등 재무구조도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진디에스피 또한 상당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일진디에스피는 디스플레이관련 설비를 감가상각이 안된 만큼만 취득가액으로 인수하고 신설법인이어서 감가상각 연한 또한 길어지기 때문이다. 일진 측은 일진디에스피의 연간 감가상각비는 분할 전보다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회계상, 감가상각비는 고정자산으로 투하된 자본액에 대한 당해 회계기간의 회수금액이기 때문이다.
일진디스플레이의 관계자는 “기존의 비용 구조로는 당분간 흑자달성이 어려웠으나 물적 분할이 이루어지면 빠르면 내년부터 양사가 모두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오너를 포함한 특수 관계인 지분이 56%에 이르는 만큼 이번 분할안은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사업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던 일부 투자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비록 존속회사 일진디스플레이가 신설 일진디에스피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진디에스피는 비상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일진디스플레이는 다음달 29일 주주총회를 거쳐 분할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