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비상장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개설된 프리보드(옛 제3시장)가 모처럼 꿈틀거리고 있다.
최근 한달 사이 지수가 40포인트 이상 상승한데 이어 거래대금도 지난해 보다 60% 이상 늘어나는 등 유동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말 총거래금액이 1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이는 특정 종목이 코스닥 테마와 함께 상승하면서 전체 지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포넷, 바이오메드랩 등 종목들이 자원개발·바이오와 같은 코스닥 테마와 맞물려 두드러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코스닥 테마에 자극받은 프리보드=사실 프리보드 시장은 그동안 ‘재료’(테마)가 주가가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 급등락하는 종목은 있지만 피인수, 자본잠식 등 시장보다는 개별 업체 상황에 의한 영향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프리보드 종목들도 개별 재료를 바탕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코스닥에서 붐을 이루고 있는 자원개발·바이오 테마는 프리보드에서도 지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두달만에 121%가 오른 외환 파생상품 전문업체 포넷은 자원개발 테마를 바탕으로 움직인 경우다. 이 업체는 카자흐스탄에서 동광산 공동 개발에 관한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또 해외자원개발 전문 자산운용사 ‘포넷ENR자산운용(가칭)’ 설립을 추진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4월에는 30억원의 유상증자를 해 프리보드에서 드물게 자본조달에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또 진단칩 개발 전문업체 바이오메드랩은 결핵균 진단칩을 양산하며 코스닥 바이오테마에 올라탔다. 바이오메드랩은 결핵균 진단이 가능한 ‘TB플러스 DNA칩’을 양산한다고 발표하면서 2개월간 21% 올랐다. 이밖에 대한바이오링크, 네오바이오 등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프리보드 기지개=이들 테마주의 급부상으로 프리보드 지수는 연초보다 40포인트 급등했다. 또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매달 상승추세다.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2일까지 일평균 거래량은 15만1560주로 지난해 평균 거래량 11만6748에 비해 30% 늘었다. 특히 코스닥 테마를 따라가는 주도주가 생기면서 일평균 거래대금은 작년 대비 65% 증가한 1억2700만원으로 나타났다. 프리보드관리부 측은 “특정 종목이 개별 재료를 바탕으로 움직이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프리보드 움직임을 타고 6월 중순에는 올들어 첫 신규등록이 시작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0일 풍국 이후 처음이다. 바이오 쥬얼리 업체 셀레네는 오는 29일부터 공모에 나선다.
김경배 프리보드관리부장은 “다수 기업이 프리보드 등록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6월 말 이전에 4∼5곳의 등록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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