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IT 제조업 시장의 기술·가격경쟁이 날로 심화되는 가운데, 그동안 국내업계가 사활을 걸고 추진해 왔던 고부가가치 전략이 해외 시장 곳곳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우리나라 양대 IT업체들은 최근 생활가전·정보가전 구분없이 프리미엄 제품군에 무게중심을 뚜렷하게 옮기면서 수익성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첨단 휴대폰을 비롯해, PDP·LCD 등 평판 TV, 양문형 냉장고, 시스템 에어컨, 드럼 세탁기 등이 전략적인 고가 제품들이다.
LG전자(대표 남용)는 지난해 기준 북미지역의 3도어 냉장고 매출 비중은 50% 정도 였지만, 올해는 크게 늘어난 70%대를 기대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양문형 냉장고도 지난해에는 55%에 그쳤으나 올해는 65%까지 늘 것이라는 판단이다.
에어컨의 경우 유럽과 중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스템 에어컨 판매비중이 지난해 10%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서는 30%대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탁기도 북미 지역에서 1600달러에 판매되는 스팀트롬의 신장세에 힘입어 프리미엄급 판매 미중이 지난해 42%에서 올해 50%로 올라섰다.
이를 통해 생활가전 전체적으로 프리미엄급 제품 매출 비중은 지난해 30%에서 올해는 40%까지 기록할 것으로 LG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유럽·북미 TV 시장에서는 올해부터 100% 평판 TV 판매 전략에 돌입했으며, 중남미 80%, 아시아 70%, 독립국가연합·중아지역 60% 등 평판 TV 매출 비중이 올해는 8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동구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평판 TV의 경우 지난해 루마니아 시장에서 전체 판매의 7%에 불과하던 매출이 올 1분기 들어 74%로 껑충 뛰었으며, 폴란드에서는 작년 49%에서 올해 70%로 급증했다. 중동의 관문인 아랍에미리트에서도 지난해 13%에 그쳤던 평판 TV 판매 비중이 지난 1분기에는 51%로 절반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히 아랍에미리트의 경우 중동의 부호를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마케팅이 큰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북미와 유럽을 석권한 보르도 LCD TV와 깐느 PDP TV의 브랜드 파워가 해외 시장 곳곳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시장에서 프리미엄급 분리형 에어컨인 ‘비바체’와 ‘모데라토’ 판매비중도 지난해 7%에서 올 1분기에는 11%로 올라섰다.
휴대폰은 최근 브릭스(BRICs) 이후 최대 신흥시장으로 부상중인 터키에서 괄목할만한 약진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고급 슬라이드형 제품 판매 비중을 최근 57%까지 끌어올린 덕분에 지난 2005년 4위에 그쳤던 현지 휴대폰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에는 2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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