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업계가 인수합병(M&A) 열풍에 휩싸였다.
마이크로소프트, IBM, 오라클 등 빅3 SW업체가 최근 3년간 인수한 SW업체간 60개가 넘는다. 올해도 미국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SW업체간 M&A 소식이 들려온다. 대형 SW업체들이 제품군 강화를 위해 닥치는 대로 전문 SW업체를 인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왜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면서 M&A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것일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전문기업에서 토털 솔루션업체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는 오라클, 전사자원관리(ERP)는 SAP, 운용체계(OS)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특정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기업들이 각자의 영역을 굳게 지키며 교집합의 시장에서만 국지전을 벌였다.
하지만 2000년 중반을 넘어서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SW 산업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고 고객기업들도 관리의 편의성을 위해 원벤더 전략을 취하면서 SW업계는 그야말로 무한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대형업체들은 M&A를 통해 제품군을 확충했고, 전문기업들은 하루아침에 M&A 사냥감으로 변했다.
대형 SW업체들은 M&A를 기반으로 운용체계에서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토털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한 스텍라인을 만들고 제품 간의 대대적 통합에 나섰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오라클은 OS에서 애플리케이션에 이르는 모든 SW를 판매하고 싶다”며 강력한 스텍라인 구축을 강조한다. 이는 모든 SW 제품을 하나의 솔루션으로 공급하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오라클이 리눅스업체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오라클은 소프트웨어 중 OS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을 대부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SW업체들도 상황은 이와 다르지 않다. 이른바 SW 제품 간 컨버전스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이들의 컨버전스는 대단히 파괴적이다. 단순하게 M&A를 통해 제품군 하나를 추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제품군을 여러 개 합해 하나의 솔루션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SW업계의 최대 화두로 통합이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M&A에 성공하고도 통합에 실패하면 그들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영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팀장은 “고객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OS,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등 모든 SW를 단일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SW업체를 선호한다”며 “이같은 추세는 M&A를 통해 각종 솔루션을 확보하고 이를 통합해 단일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SW업체만이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SW업체 스택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