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의 아랍권 진출 바람이 뜨겁다.
제11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2007) 참석 차 방한한 마모드 보우넵 알자지라 어린이방송국 대표는 “그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수급은 물론 구체적 공동 제작 방안을 협상하기 위해 방한했다”며 “어떤 기업과 협상을 진행 중인지는 밝힐 수 없지만 2개 이상의 기업과 작품 수급 및 공동 제작을 위해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다”고 대답했다.
보우넵 대표는 “오콘·아이코닉스·EBS가 공동 제작한 ‘뽀롱뽀롱 뽀로로’ 팡고엔터테인먼트의 ‘초록숲 이야기’ 오콘의 ‘선물 공룡 디보’ 등이 인상적인 작품”이라고 꼽았다. 마모드 보우넵 대표는 “단순히 한 두개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의 장기적인 협력 관계 형성을 모색하기를 원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알자지라 어린이방송국은 이미 한국 애니메이션 다섯편을 수급해 방영한 바 있다. 여기에 내년 초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채널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어서 여기에 수급할 애니메이션을 찾을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국산 애니메이션 중 ‘뽀롱뽀롱 뽀로로’ ‘선물 공룡 디보’ 등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작품이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어 아랍권 국가에서도 오래전부터 관심있게 지켜보는 상황.
알자지라 어린이방송국은 2005년 9월 개국한 교육 전문채널로 카타르 도하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현재 아랍 전역과 유럽 일부 지역에 위성을 통해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주중에는 18시간을, 주말에는 19시간을 방송하고 있으며 이중 40%가 자체 제작물이며, 애니메이션의 비중은 전체 방영 시간의 30%에 달한다.
그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뛰어난 제작 수준 △어른 공경과 화합 등 교육적인 내용 △아랍 문화와 한국 문화의 공통점을 한국 작품이 일본, 미국의 작품에 비해 매력적인 요소로 꼽았다. 무엇보다 아랍권 애니메이션이 대부분이 2D로 제작되는 것에 반해 한국은 3D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일 뿐 아니라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배울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보우넵 대표는 “지난 3월 노무현 대통령 중동 순방 당시 권양숙 여사가 한국 애니메이션의 우수성을 강조한 것도 방한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보우넵 대표는 “문화부 관계자들을 만나고 몇 군데 업체를 더 둘러보고 27일 출국할 예정”이라며 “협상의 마무리를 위해 조만간 다시 방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