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의 셀에 3비트(×3)·4비트(×4) 이상의 데이타를 저장하는 멀티레벨셀(MLC) 기술이 플래시메모리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3·×4 MLC 기술은 기술적 어려움이 예상되는 초미세공정화를 보완하는 데에는 매우 유용하지만 변수가 산적해 있고 시장에서의 수용 여부도 불투명해 조기 상용화에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플래시메모리업계는 일단 내부적으로 다비트 셀 개발을 서두르면서도, 상용화 여부와 시기를 놓고는 저울질에 들어갔다.
◇공정미세화의 대안으로 급 부상=다비트 셀(MLC)은 한 개의 셀에 2비트 이상의 데이타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2004년까지는 한 개 셀에 1비트를 저장하는 싱글 레벨 셀(SLC) 제품만이 존재했으나 20005년부터 2비트 테이터를 저장하는 2비트 MLC가 상용화되기 시작해 낸드플래시분야에서는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40나노 이하부터는 공정을 더 미세화하기보다는 다비트셀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2비트를 넘어 3비트·4비트를 한 개 셀에 저장하면 공정을 한 단계더 미세화하는 것에 비해, 원가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 주요 메모리업체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자료에 따르면 ×3·×4 셀 제품은 40나노 공정에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해, 30나노급이 주류를 이룰 2009년 이후에는 시장 저변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면아래선 개발 경쟁 치열=삼성전자, 하이닉스, 스팬션 등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내부적으로 시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오픈할 단계는 아니지만 다비트 셀에 대한 연구개발은 매우 심도 있게 진행하고 있다”며 “미세공정화의 대체 개념이 아니라 보완 개념에서 다비트 셀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이스라엘 엠시스템즈(샌디스크에 합병)와 제휴, ×3·×4 MLC 낸드플래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비트화 기술은 메모리 대용량화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황의 법칙(매년 메모리용량 2배 증가)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도 64기가바이트 이상 대용량 메모리 개발에는 ×3·×4 셀 기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SLC를 중심으로 회로선폭을 줄여 두배씩 집적도를 높여왔으나, 8Gb에서 16Gb 낸드플래시로 넘어가던 2005년에는 제품 형태를 기존 SLC에서 2비트 MLC로 전환해 집적도 향상을 실현한 바 있다.
노어플래시업체인 스팬션도 한 셀 당 4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한 노어플래시 시제품을 개발하고, 대용량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면 위선 “글쎄”=플래시메모리업계는 내부적으로 다비트 셀 개발에 힘쓰면서도 공개적으로는 개발 사실을 공표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제품 특성과 신뢰성이 SLC·×2 MLC에 비해 떨어지는 ×3·×4 제품을 시장이 수용할 지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3·×4 제품이 보급되기 위해서는, SLC나 ×2 MLC를 사용해 세트 또는 플래시메모리카드를 제조하는 업체들이 설계를 일부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메모리업체들로서는 시장 형성에 투입해야 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4 MLC를 개발하지 않을 경우,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관련업계에는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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