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홈 혁명, 거실을 잡아라]3부 주도권 경쟁④서울통신기술 사업 전략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서울통신기술의 네트워킹 디지털 도어록 개념도

 서울통신기술(대표 송보순, www.scommtech.com)은 올해 국내외 디지털홈 시장에서 ‘시큐리티’ 중심의 경쟁력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서울통신기술은 국내 홈네트워크 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업력을 자랑하는 전문업체 가운데 하나. 그만큼 적지 않은 노하우와 기술이 축적돼 있고,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면서도 차별화된 강점으로 내세우는 분야가 홈 시큐리티 영역이다. 특히 별도의 홈 서버를 두지 않고도 필수적인 홈 네트워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이지온 월패드’ 솔루션은 큰 호응을 끌고 있으며, 올해는 자체 개발한 ‘엔트리 도어폰’이 유럽의 iF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 최근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우선 중국 고급빌라 단지에 ‘이지아위엔(易家園)’이라는 브랜드로 진입, 최근 시장점유율 20%에 올라선 점은 눈길을 끌 만하다. 이를 토대로 홍콩과 대만의 고급 아파트 일부 단지에 홈 네트워크 솔루션을 공급했고, 지난해에는 중동 두바이에도 진출했다. 국내에서도 이미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통신기술은 지난 2002년 자체 개발한 홈 서버가 세계 일류상품에 선정된 후 서울 타워팰리스에 적용한 바 있다. 이어 홈 네트워크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는 디지털도어록을 출시, 최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며 전국 영업망을 활용해 시장진입을 가속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지난해에는 하나로텔레콤과 공동으로 화성 동탄 신도시 내 시범단지에 광가입자망(FTTH) 기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와 인터넷전화·홈 네트워크·하나TV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이를 발전시켜 지역정보 등 더욱 다양하고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키로 하고, 전문 온라인서비스(ASP) 업체들과 협력을 모색 중이다.

 서울통신기술이 가장 큰 강점으로 내세우는 점은 신축 아파트가 아닌 기존 아파트 단지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의 특징이다. 그동안 홈 네트워크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배관·전기 등 별도의 대규모 공사가 뒤따라야 했던 게 사실. 첨단 디지털홈 환경이 대부분 신축 아파트에 제한적으로 도입됐던 이유다. 서울통신기술은 아파트 단지의 기존 인터폰 배선망을 이용해 별도 배선작업 없이도 통화·침입감지·가스누출경고·도어록연동 등이 가능한 이지온 월패드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디지털도어록에도 홈 시큐리티 기능을 구현해 문을 비정상적으로 열고자 할 때 월패드에 침입경보를 표시하고, 자동으로 경비업체에 출동서비스를 요청한다. 회사측은 “보안은 가정이 필요로 하는 가장 핵심적인 서비스”라며 “주차관제, 공동현관 출입통제 등 아파트 단지 전체 관리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디지털홈 시장에서는 여느 대기업 못지 않은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서울통신기술은 이지온 브랜드를 통해 “쉽고 편안한 디지털 주거 환경을 만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강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지온을 가정 내 보안에 만전을 기한 토털 홈 시스템으로 차별화하고 6시그마 기법 등을 도입해 디자인과 품질 면에서 최고를 지향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최근 확장하고 있는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는 홈네트워크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다. 이 회사 송보순 사장은 “최고의 품질 없인 최고의 브랜드도 없다는 게 원칙”이라며 “이지온이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갖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통신기술은 지난 3년 연속 한국서비스대상 1위를 차지했고, 소비자포럼이 주관한 홈네트워크 및 디지털도어록 제품 브랜드 평가에서도 2년 연속 선두에 올랐다. 국내 시장에서는 제품 인지도나 선호도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난 2004년 이지온 월패드가 독일의 iF 디자인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는 엔트리 도어폰이 이 상을 받게 된 데도 이같은 성과가 바탕이 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서울통신기술은 올해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케팅’이 아닌, ‘제품의 품질’에 브랜드 가치를 내건다는 자신이다.

◆특화 솔루션 어떤 게 있나

 서울통신기술의 홈네트워크 브랜드인 ‘이지온’ 가운데 음성인식 솔루션과 디지털도어록 시스템은 종전 제품들과 차별화된 기능으로 눈길을 끈다. 이지온 음성인식 시스템은 이미 지난 3월 부산 대우이안아파트에 국내 처음 상용화된 제품. 말 그대로 소비자들이 말만 하면 그대로 집안 내부의 각종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일례로 외출한 뒤 집에 돌아와 “집안 상태 보고해”라고 말하면 실내 환경을 알려줄 뿐 아니라 가전기기 제어정보, 보일러 작동 여부, 문단속 현황 등을 모두 음성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한 휴대폰으로 자신의 집에 전화를 걸면 본인 인증을 거친 뒤 음성으로 조명·가스밸브·에어컨·보일러·커튼 등을 작동할 수 있고 시간을 정해 예약 작동도 가능하다. 서울통신기술의 음성인식 시스템은 오는 7월 경남 창원 반송의 2700여 가구에도 확대 도입될 예정이다.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서울 은평 뉴타운에 건설 중인 신축 아파트 단지에 추가 공급키로 하는 등 벌써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디지털도어록 제품은 기존 홈 네트워크 시스템과 한층 손쉽게 연동할 수 있는 것이 차별적인 장점이다. 지난해 건국대학교 기숙사에 구축한 네트워킹형 디지털 도어록 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 이 시스템은 소방연동 기능을 구현함으로써 관제실에서 화재 등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댁내에 설치된 디지털도어록의 무선 송수신기를 통해 출입문을 모두 개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한때 화재 등 재난시 디지털도어록이 오작동함으로써 빚어졌던 안전문제도 말끔히 해소한 셈이다. 또한 기숙사 각 방의 출입내역도 확인·조회할 수 있고, 주거자 등록 여부와 시간대에 따라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 특히 학교나 실험실, 사무실 등 많은 인원이 동시에 상주하는 공간에서는 네트워킹형 디지털도어록이 매우 유용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서울통신기술은 네트워킹 디지털도어록 시스템을 ‘맞춤형’ 솔루션으로 발전시키기로 하고, 학교·기숙사·연구소 등 건물의 용도에 적합한 시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지난 2005년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시장에 100만달러 상당의 디지털도어록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는 대만·홍콩·미주 시장까지 확대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송보순 사장

 “아파트 분양시장을 찾는 소비자 대다수는 엔터테인먼트 요소보다는 가정 내 보안 서비스에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최고의 보안기술과 제품으로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아울러 경제적인 장점과 인간미를 가미한 솔루션으로 승부를 걸 생각입니다.”

 서울통신기술 송보순 사장은 최근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들이 공세적으로 진입하고 있는 국내 디지털홈 시장에서 자사만의 확연한 차별점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지난 1989년 삼성전자 재무담당 임원을 거쳐 1999년 북미총괄 법인장까지 지낸 뒤 지난 2001년부터 서울통신기술을 지휘하고 있는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 친정인 삼성전자에서 요직을 두루 경험했던 송 사장이 이제 막 개화하는 디지털홈 시장에서 또 한번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예전에 강조됐던 댁내 자동화 제어 기능은 점차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보안성을 앞세운 홈 네트워크 서비스가 주류를 이룰 것입니다. 물론 더 저렴하고 편리한 사용환경을 갖춘 시스템이어야 합니다.” 국내외 디지털홈 시장에 대한 송 사장의 진단이다. 서울통신기술이 처음 상용화한 음성인식 보안시스템이나 가격경쟁력을 갖춘 임베디드 솔루션도 모두 이런 발상에서 나온 제품군이다. 그에 따르면 서울통신기술의 홈 네트워크 제품들은 완벽한 보안성과 더불어 사용 편리성도 극대화했다고 한다. 월패드 하나로 안전관리 기능과 홈 컨트롤 기능, 각종 단지관리 시스템 연동 기능,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쉽게 구현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송 사장은 “이제 세대간 통화나 경비실·관리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이고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음성·문자·영상 메신저를 통해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강조했다.

 그는 수출 활로를 확대하겠다는 욕심도 빼놓지 않는다. “우리와 주거문화가 비슷한 중국 등 신흥 선진국들이 떠오르면서 해외에서도 고급 주거환경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우선 아시아 국가부터 진출한 뒤 유럽·미주 등 전세계 시장으로 발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서울통신기술이 이미 지난 2002년부터 중화권에 진출, 현재 항저우 2000세대, 베이징 1000세대, 홍콩 800세대, 대만 200세대의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오랜 노력의 결실이다. 송 사장은 “국내외 모든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가 바로 이지온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화’는 단지 욕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