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SW인력 못구해 `발 동동`

 평판TV·휴대폰 등 디지털 가전기기를 선도하는 일본에서 소프트웨어(SW) 개발 인력의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디지털 가전에 장착되는 영상처리, 통신제어 등 각종 고성능 SW 수요가 커지면서 일본 IT시장에서만 약 9만명 이상의 SW 전문 개발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가전·통신 등 주요 IT업체들이 서둘러 국내외에서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당장의 수급은 어렵워 이대로라면 시장 성장이 제약을 받을 것이라는 위기감 마저 확산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SW 개발 인력 부족이 심각해진 배경으로는 각종 디지털 기기에 장착되는 SW 양이 엄청나게 늘고 있다는 점이 우선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휴대폰 개발 원가의 약 70%가 SW로 단말기 1기종에 장착되는 SW는 프로그램 수가 1000만행을 넘어 지방은행의 기간 시스템 수준에 달한다. DVD 리코더용 SW도 2개의 프로그램을 동시 시청·녹화하는 고성능화가 진척되면서 VTR 녹화기에 비해 프로그램량이 200배 이상 늘어났다.

발 등에 불이 떨어진 가전업계에서는 더 이상 일본 내 개발 인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판단,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마쓰시타전기산업은 올 봄 베트남에 개발 거점을 신설했고 도시바도 다음 달 베트남에 R&D 센터를 개설한다. 히타치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은 차세대 DVD 고선명 영상을 녹화·제어하는 SW와 원세그(지상파 휴대폰 디지털 방송) 방송 시청에 사용하는 제어SW 등의 개발 인력을 200명으로 늘리고 연말까지는 총 1400명 체제를 가동할 계획이다.

개발 인력을 확보못한 업체들은 아예 SW 개발을 외주로 돌리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트랜스코스모스는 중국 텐진 개발 자회사의 조립 전문 SW 기술자를 현재의 40명에서 3년 후 3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인터넷을 열람할 수 있는 평판TV용 통신제어 SW 등을 수탁 개발하게 된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조립 SW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28만명 이상의 전문 개발 인력이 필요한데 현재 인력은 19만명으로 약 9만명이 부족한 상태다.

게다가 업체 간 치열한 신제품 개발 경쟁으로 SW가 원인인 제품 고장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지상파 디지털TV 전원이 않꺼지거나 디지털 카메라 오토포커스 기능이 작동되지 않는 등 SW 결함으로 제품의 기본 기능 조차 발휘되지 않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경산성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전자기기 결함 중 SW가 원인인 경우가 전체의 55.3%로 전년의 34.2%보다 급증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