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나로텔레콤이 자사 인터넷TV용 IP셋톱박스 공급업체로 기존 셀런과 함께, 현대디지탈테크(HDT)를 지명하면서 양 공급업체의 주가는 정반대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간 IP셋톱박스의 독점 공급으로 ‘독주체제’를 구가하던 셀런의 주가는 하나로 측의 발표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HDT는 급등세를 지속해 한달새 3배 가량 뛴 상태로 여전히 고공 행진중이다. 급기야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HDT 측에 최근 주가 급등에 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로 주목되는 셀런의 김영민 사장(41)은 “하나로 측과의 밀월관계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에 따르면 하나로 측은 세컨드 밴더로 HDT를 선택하기 이전에 이미 셀런 측의 사전 양해를 구했다. 이에 대해 하나로 측의 입장과 향후 사업 추진 등을 충분히 고려했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처음 하나TV 서비스를 시작할 때 양측(하나로텔레콤·셀런)간 합의된 계약 내용에 따르면 셀런은 내년 3월까지 셋톱박스의 독점 공급을 지속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지속될 사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하나로 측의 양해를 받아 들인 것입니다.”
실제로 셀런은 IP셋톱박스 50만대 가량의 최소 공급 물량에 대한 개런티를 하나로 측으로부터 받아 놓고 있다. 특히 셀런은 현재 소니와 하나로텔레콤간 논의가 한창인 ‘TV포털 제휴 프로젝트’에 ‘솔루션 사업자’로 공식 참여하게 된다.
“셀런의 IP셋톱박스 대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가 쓰이면 셀런의 대(對) 하나로 사업은 끝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PS3에 우리의 미들웨어와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 등이 포팅됩니다. 아무리 글로벌 대형 업체들이라 해도 쉽게 뛰어들 수 없는 게 IPTV 사업입니다. 셀런은 다년간 하나TV 서비스를 수행하며 각종 시행착오 등으로부터 얻은 노하우가 축적돼 있습니다.”
따라서 김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에도 셀런은 소니·하나로텔레콤과 함께 정식 사업 파트너로 참여, 해당 SW 솔루션의 공급과 유지·보수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김 사장은 같은 학교에서 전기공학박사 과정을 수료하던 해인 지난 1999년 현 셀런의 전신인 티컴넷을 설립, 인터넷TV 분야에 뛰어들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