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증시의 대표주자 삼성전자가 ‘역주행’을 거듭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657.91로 마감하며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8일,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99년 10월 이후 7년 7개월만에 10%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 들어서만 10% 하락, 같은 기간 15% 오른 코스피지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흔들리는 위상=삼성전자는 28일 0.72% 떨어진 54만8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주가는 지난해 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74만원에 비해서 20만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이 사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00조원에서 80조원대로 줄어들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일 현재 9.9%로 낮아졌다. 지난 2004년 4월 22%대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유통주 신세계에 최고 주가 자리를 내줬으며 삼성전자가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전기전자업종은 시가총액 비중 1위 자리를 금융업종에 넘겨주었다.
◇실적부진에 투자매력 상실=삼성전자의 주가하락은 반도체 사업 부진에서 비롯됐다.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올들어 D램 가격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최근 조선·금융·철강 등 비 IT부문의 약진도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 강도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한국 증시하면 삼성전자부터 사야한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비 IT부문에 대한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경제의 무게중심이 다시 ‘구경제’로 회귀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바닥은 분명한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가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주가가 55만원 아래로 떨어졌만 대부분 증권사의 삼성전자 목표가는 60만∼70만원 사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문한 연구원은 “주가하락 빌미를 제공했던 D램 가격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적은 대신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높다”며 목표주가 70만원을 유지했다.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원도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역시 목표주가 70만원을 견지했다.
다만 업황이 회복되더라도 지난해 초 기록한 사상 최고가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과거에 비해 증시에서 차지하는 메리트가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최고가 수준으로의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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