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회인가, 기존 사업의 유실인가’
세계 9개국에 주둔중인 미군을 대상으로 단일 통신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사업자 선정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주한미군을 대상으로 TPS를 제공중인 LG데이콤 등 국내 통신사업자에게 글로벌 사업 기회가 주어질지, 기존 시장마저 빼앗길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군의 통신서비스는 해당 지역별로 시내전화·케이블·인터넷 등이 개별적으로 제공됐다. 미국의 경우 AT&T와 스프린트, ACS 등이 장거리전화·인터넷·케이블 등의 개별 서비스나 일부 TPS를 제공한 것이 전부였다. 독일과 한국만이 각각 TKS와 LG데이콤을 통해 TPS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업자 선정을 주관하는 육·공군교역처(AFFES)의 이번 방침에 따라 전세계 미군을 아우르는 단일 사업자가 누가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AFFES의 예측에 따르면 전화와 인터넷 수요만으로 연간 2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하며 TPS서비스 이후 이용 미군수가 60만명 이상 늘어난다.
TPS 모델을 가장 먼저 선보이고 주한미군을 대상으로 첫 서비스한 국내 통신사업자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자칫 글로벌 경쟁에서 규모에서 밀려 기존 사업까지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더 높다. AFFES는 요구제안서(RFP)를 각국의 대형 통신사업자에게 모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많게는 수십개 통신사업자가 경합하는 국제적인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가뜩이나 미군 주둔 국가인 일본, 독일 등지엔 글로벌 통신사업자가 많다.
LG데이콤은 입찰에 참여할지 말지를 검토 중이며 KT와 하나로텔레콤도 관심을 보였다. 다만 워낙 지역적으로 방대하고 서비스해야 할 종류 및 상황이 지역마다 달라 주사업자 선정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문제다. 컨소시엄에 참여할지, 아니면 이후 로컬 협력사로 재도전할지 고민중이다.
특히 AFFES는 RFP를 통해 새 계약을 성사하면 기존 계약은 △적당한 시점에 △기존 계약자와의 협의를 통해 흡수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기존 사업권도 새 계약에 편입돼 내용이 바뀔 여지가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워낙 규모가 크고, 국가적으로 상황이 달라 한국 업체가 주사업자로 참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서비스 모델을 먼저 제공하고도 규모에 밀려 자칫 현 사업도 잃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부터 삼성렌탈이 용산·오산·수원 기지 등 전국 10여곳 미군 부대의 4000여 주한 미군을 대상으로 전화와 초고속·케이블TV 등 TPS 서비스를 제공해오다가 올초 LG데이콤으로 주 사업자를 이관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