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교수들 기술이전 `러시`

문일식 순천대 나노·신소재응용공학부 교수(오른쪽)가 와이엔텍 관계자와 기술이전을 하고 있다.
문일식 순천대 나노·신소재응용공학부 교수(오른쪽)가 와이엔텍 관계자와 기술이전을 하고 있다.

 사진설명 1 : 순천대 문일식 교수(오른쪽)가 와이엔텍 관계자와 기술이전 계약을 하고 있다.

 사진설명 2 : 노봉남 전남대 교수(왼쪽)가 윈스테크넷 관계자와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전남 여수 여천공단 소재 폐기물 전문 처리업체로 코스닥에 진출해 있는 와이엔텍(대표 박용하 www.y-entec.co.kr)은 최근 문일식 순천대 나노·신소재응용공학부 교수팀으로부터 나노기술(NT)을 이용한 청정분해 기술을 이전받았다. 문 교수팀이 개발에 성공한 매개 산화공정(MEO)은 유해물질을 부산물 발생 없이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와이엔텍은 유망한 이 기술을 을 도입하기 위해 8000여만원의 금액을 기꺼이 투자했으며 문 교수팀은 추가 연구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대학 교수들이 기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산업화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개발에 성공한 대학 교수들이 논문게재 등 소극적인 발표와 홍보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산업현장과 접목해 신기술 제품을 개발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각 대학이 교수 업적평가 시 기술이전 실적을 평가 우대항목으로 적용하는 등 산업체 기술이전을 적극 독려하면서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대학은 학생 취업난 및 가치 창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은 원천기술 및 우수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윈윈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KAIST 4년간 30억원 벌어=대덕특구에서 기술이전이 가장 활발한 대학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다. KAIST는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76건에 30억9500만원의 기술이전 수익을 냈으며 올해는 10건에 5억2900만원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 가운데 김승우 기계공학과 교수가 미국의 세계적인 전자측정기기 회사인 자이고에 백색광 주사간섭법을 이용한 박막층의 3차원 두께형상 측정 및 굴절률 측정 방법을 이전했으며 홍순형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탄소나노튜브가 강화된 금속나노복합분말 및 제조방법을 코스닥 등록 기업인 바이오니아에 기술이전했다.

 또 배중면 기계공학과 교수는 고온연료전지 양극재료와 연료개질 촉매 개발기술을, 성단근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초광대역 무선 접속망에서의 다중접속 디지털 통신방법을 한창기업 등에 이전했다.

 ◇경북대·부산대 기술이전 급증=경북대의 경우 기술이전 건수는 해마다 증가해 지난 2005년 8건에서 지난해에는 10건, 올해는 5월까지 이미 20건을 넘었다. 기술이전 계약금액은 지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9억원대를 돌파했다.

 그중 임베디드SW연구센터의 서대화·이연정 교수팀(전자전기컴퓨터학부)은 지난 4월 휴대형 지그비 단말기 기술을 인포시티에 이전, 상품화 시점부터 5년간 연간매출액의 5%를 기술료로 받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11건의 1억65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영남대는 지난해 10월 이재형 교수(신소재공학부)가 세라트랙에 다결정 산질화알루미늄의 제조방법을 기술이전해 기술이전료 200만원과 함께 상품 매출총액의 2%를 받는다. 박진호 디스플레이화공학부 교수도 지난해 8월 티피에스에 HVPE법에 의한 후막 GaN증착 공정 및 반응기 설계기술을 전수, 기술료로 1100만원을 받았다.

 홍봉희 부산대 차세대물류IT기술연구사업단장은 최근 LS산전과 전자태그(RFID)와 관련해 총 6억3000만원 규모의 기술이전에 합의했다. 이를 통해 기술이전료 4억8000만원을 벌어들였고 1억5000만원의 기술관련 대응투자도 이끌어냈다. 사업단은 또 KL-Net에도 RFID 미들웨어 기술을 이전하기도 했다.

 ◇전남대, 코스닥 기업에 이전=전남대에서는 최근 2건의 기술이전이 성사돼 산·학 협력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있다. 생명과학기술학부 강형식 교수는 자연살해세포를 이용한 항암치료제 개발 기술을 코스닥 상장사인 굿센의 자회사인 굿셀라이프에 기술이전했다. 이에 굿센은 로열티 외에 대학발전기금으로 5000만원을 기탁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노봉남 시스템보안연구센터 소장은 네트워크 보안 자동화 기술을 역시 코스닥 상장사인 윈스테크넷에 이전하기도 했다.

 이진이 조선대 전자정보공과대 교수도 벤처기업인 네드텍에 자기센서를 이용해 구조물의 결함을 규명하는 장치를 이전했으며 김용철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교수는 새로운 암 치료법인 광역학치료(PDT)의 핵심기술인 광민감성약물인 ‘클로린 e6’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성공, 바이오 벤처기업인 엘에스팜과 기술 이전계약을 체결했다.

  전국팀

◆인터뷰-임영철 전남대 산학협력단장

 “대학의 유망기술이 업체로 이전되고, 기업은 창출한 수익의 일부를 다시 대학의 연구·개발 자금으로 투자하는 모범적인 산·학 협력모델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임영철 전남대 산학협력단장은 “대학과 기업의 협력은 대학의 미래이자 필수 기능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특히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혁신의 주체로 지방 대학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대학과 기업은 더욱 긴밀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단장은 “대학 교수들이 연구 성과를 기업체에 적극적으로 기술 이전해 사업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기업도 유망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대학을 찾아 거액의 로열티와 발전기금을 내놓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기술이전을 활성화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로 기술이전과 사업화분야, 회계·기술가치 평가분야 자문위원을 구성해 운영하고 정부가 추진 중인 기술이전 지원사업인 ‘커넥트 코리아(Connect Korea)’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임 단장은 “대학 연구성과의 산업화와 함께 벤처기업 설립 및 운영에 필수적인 초기 투자유치를 지원도 산·학협력단의 주요한 활동 가운데 하나”라며 “더 많은 대학과 기업 간 협력으로 지역 및 국가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인터뷰-기술이전 받은 김학수 엘에스팜 사장

 “향후 시장 전망이 매우 밝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기술이전을 결심했습니다. 반드시 사업화에 성공해 보답하겠습니다.”

 최근 광주과학기술원(GIST) 김용철 교수팀으로부터 제2세대 암 치료법인 광역학 치료의 광민감성 약물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이전받은 김학수 엘에스팜 사장(52)은 요즘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는 8월 이전받은 기술을 활용한 기능성 식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2년 이내 새로운 암 치료법의 주사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003년 1월부터 GIST의 김 교수팀과 인연을 맺고 제 2세대 암치료법 개발에 참여했으며 기술이전을 위해 수억원의 계약금과 로열티를 부담했다.

 “3∼4년 전부터 GIST연구팀과 철저한 기본조사를 실시하고 사업 등을 면밀히 준비해 왔습니다. 특히 연구팀의 신뢰성 있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게 됐습니다.”

 김 사장은 “현재 국제 특허 출원을 마치고 이르면 오는 8월 기능성 식품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세계적인 바이오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GIST의 발전에도 기여해 산·학협력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