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속의 인터넷을 즐기고, 대형TV에서 UCC 동영상을 만끽하며, 실시간 IPTV의 박진감을 느낀다.’
100M 초고속인터넷 시대가 활짝 열렸다. 집집마다 인터넷을 빠르게 즐기면서도 IPTV 등 다양한 융합서비스를 만끽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이다. 아무리 용량이 크고, 첨단 멀티미디어를 구현한 콘텐츠라도 100M 망에선 순식간에 전송된다. 미래 어떤 형태의 서비스가 나오더라도 확장성과 수용능력면에서 100M가 감당하지 못하는 콘텐츠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아파트 광랜과 FTTH를 포함한 100M 가입자는 4월말 기준 401만명(가구)이다. 우리나라 전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1431만명의 29%에 해당한다.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는 가입자 10명중 3명은 이미 100M 망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얘기다. 정통부는 100M를 포함해 30M 이상의 고급형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가입자는 무려 56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 초고속 10년 세상을 바꾸다=초고속인터넷은 올해로 10년을 맞는다. 98년 6월 두루넷의 케이블모뎀 서비스가 효시다. 98년 당시만해도 인터넷 가입자는 300만명 수준에 불과했다. 게다가 대부분 전화선이나 ISDN을 통해 최대 128Kbps급 서비스를 받는게 고작이었다. 인터넷은 느리고, 회사나 연구소·대학 등 특정 업무공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두루넷 케이블모뎀은 당시 Kbps급에 만족해야했던 초고속 서비스를 Mbps급으로 전환한 계기가 됐다. 시작은 두루넷이 했지만 흥행은 하나로텔레콤이 만들었다. 99년 하나로텔레콤이 내놓은 ADSL 기반의 하나포스 서비스는 당시 네티즌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는 마인드가 확산됐다. 순식간에 4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초고속인터넷 시대를 열었다. 초기 하나로에 다소 밀리던 KT가 2000년 메가패스 마케팅을 본격화하자 초고속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다. 초고속 서비스가 시작된지 4년만인 2002년 가입자는 1000만으로 급증했다. 여기에는 정부의 IT·정보화 육성정책과 사업자의 정액제 요금이 기폭제가 됐다. 초고속인터넷은 참여와 개방의 문화를 만들었고 사회·정치·경제·신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 100M가 여는 또다른 세상=초고속 시장은 이제 또 한번의 변화를 맞고 있다. 100M로의 전환이다. ISDN → 케이블모뎀 → ADSL → VDSL로 해마다 속도의 신천지를 개척해온 초고속 업계가 이제는 광랜을 넘어 FTTH로 질적 도약을 준비 중이다. 100M 서비스는 LG파워콤의 출현으로 시작해 이제는 점점 보편화 했다. KT·하나로텔레콤·LG파워콤 등 유선 3사가 100M 망구축을 위해 투입하는 비용만도 6000억원에 이른다. MSO를 비롯한 케이블사업자들도 가입자 방어와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프리닥시스 3.0기반의 100M 망 구축을 서두른다.
KT가 노트북까지 100M가 연결되는 FTTH에 주력한다면 LG파워콤은 망특성상 광랜 확대에 총력을 기울렸다. 하나로는 광랜과 FTTH를 혼용한 망구성에 집중했다. 400만명인 100M 가입자는 올해 말 500만명을 웃돌 게 확실시된다. 100M 서비스가 대중화한다는 것은 IPTV 등 통방융합 서비스의 기반이 구축됐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정보통신 서비스의 질적인 도약을 또한번 기대하는 이유다. 물론 인프라만 갖춰졌다고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프라 제약이 없어진만큼 상상력을 발휘한 어떤 고차원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라도 수용이 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투자라는 지적도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IPTV 등 융합서비스를 감안해도 사실 30M면 충분하다. 현재의 100M 붐은 지나친 면이 없지않다”고 우려했다. 물론 타당한 얘기다. 하지만 빌게이츠가 과거 ‘이 세상의 모든 문서를 데이터화 해서 저장하는데에는 30MB 정도면 충분하다’고 한 발언이 지금은 실언이 된만큼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다. 고속도로를 닦을 당시 경운기와 달구지가 대부분인 시골에 왜 고속도로가 필요하냐고 조롱했지만 지금은 확장된 고속도로도 모자라 새로운 길닦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금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 속도에다 이용자보호까지...질적 도약=올해 또다른 획기적인 변화는 초고속 이용자들에 대한 보호와 권익 개선이다. 정통부가 지난달 초고속이용자 보호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이후 사업자들의 후속 조치가 잇따랐다. 속도 마케팅에만 주력하면서 정작 서비스 지연이나 해지의 문제를 등한시 해왔으나 앞으로는 이를 적극 개선한다. KT는 고객이 요구하지 않아도 서비스에 문제시 이를 적극 보상하는 제도를 6월부터 시작한다. 개통희망일 24시간 초과시 최대 3000원을 보상하고 고장접수후 24시간 초과시 미 이용시간당 10배를 보상한다. 해지 지연시에도 신청일로부터 3일 초과시 별도의 고객 요청이 없더라도 지연일수 요금의 3배를 물어준다. LG파워콤도 해지신청시 통화대기 시간을 대폭 줄이고 인터넷 해지접수도 실시 중이다. 해지 신청후 2일이 초과하면 이용요금의 3배를 보상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0M로 속도가 높아지고, 이용자를 위한 제도까지 개선하면서 가입자 포화로 다소 침체된 초고속 시장에 새 활력이 생겨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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