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첨단 패션은 경쟁사 따라하기식 게임개발 및 출시?’
올들어 리듬 댄스, 비행슈팅 등 일부 인기장르의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포화된 게임시장 질서를 더욱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게임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려의 주종을 이루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한국 게임산업 전체의 생산성은 물론 창의성 발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인칭슈팅(FPS), 대전액션, 축구 등으로 이른 바 ‘트렌디게임 파동’을 한차례 겪은 온라인게임시장에 최근 리듬 댄스, 비행슈팅 등 일부 성공 모델을 쫓는 후속작들이 붐을 이루고 있다.
◇댄스게임=T3엔터테인먼트가 개발, 예당온라인이 국내외 서비스하는 온라인 댄스게임 ‘오디션’이 큰 성공을 거두자 무분별하다시피할 정도의 댄스게임 러시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이클론소프트(대표 강민규)는 자체 개발한 리듬 댄스게임 ‘점프 포 조이’를 오는 7월 중국 차이나조이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오디션’이 점령하다시피하고 있는 중국 온라인댄스게임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기존 리듬댄스 게임과의 차별성으로 ‘다이어트 기능’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댄스게임 자체가 이용자의 동작과 흥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운동 효과는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요소란 지적이다.
다날(대표 박성찬)이 서비스하는 ‘온에어온라인’도 초반 월드스타 ‘비’와 여성그룹 ‘원더걸스’를 내세워 스타마케팅을 벌이기도 했지만, 그다지 큰 후속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가 서비스하고 있는 ‘그루브파티’도 국내 흥행이 지지부진해지자 다음달 1일 중국에서 첫 비공개테스트를 시작하며 ‘돌파구’ 만들기에 나섰다.
◇비행슈팅게임=비행슈팅 장르도 빠르게 레드오션으로 변해가고 있다. 아직 뚜렷한 성공작이 나오지 않아 도전해 볼 만한 영역으로 평가되고 있기는 하지만 과도한 시장 경쟁이 자칫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비등하고 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대표 김양신)가 개발, 서비스하는 ‘에어로너츠’가 시장에 선을 보이면서, 최근 ‘비트파일럿(나인휠스)’, ‘에이스온라인(마상소프트)’, ‘히어로즈 인더 스카이(게임어스)’ 등이 잇따라 출격을 준비중이다.
제각기 기술적 특성이나, 독특한 재미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한된 시장 수요측면에선 과잉공급이란 지적이 지배적이다.
최찬석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는 “게임업계 스스로가 기획, 시나리오, 아이디어로 승부를 하려하기 보다는 유행에 지나치게 편승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며 “이같은 흐름은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에게 혼동만 주고, 장르당 1개에서 많아야 2개 뿐인 성공작을 향해 모험을 걸어야하는 투자 위축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축구게임 출시 경쟁 대열에 참여했다 곤욕을 치른 한 중소 게임개발사 대표는 “‘될 것 같은 감’으로만 개발에 뛰어든 것이 지금 회사가 경영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화근이 됐다”며 “지금도 유행을 쫓아 위험스럽게 뛰어드는 현상이 그대로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