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이면서도 도도한 품위를 잃지 않았고,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지녔던 여자 황진이. 황진이의 삶을 가장 완벽하게 고증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북한 작가 홍석중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황진이’가 다음달 6일 개봉한다.
소설 ‘황진이’의 영화 판권 구매 시도 후 총 4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친 ‘황진이’는 남북한 민간단체의 협력 아래 영화로 탄생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용인 민속촌, 담양 소쇄원, 남산 한옥마을 등 전국 각지와 금강산 등을 돌며 완성한 아름다운 배경과 송혜교의 고혹적인 자태도 볼 거리다.
남존여비 사상이 뿌리깊게 내리고, 양반과 천민의 차이가 하늘과 땅 같았던 시대에 스스로 기생을 선택해 “세상이 우습다”고 말했던 황진이. “난 이 여인네처럼 살지 않을 거다. 세상을 내 발밑에 두고 살거야.”라고 말하며 시대에 굴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영화속 황진이는 보여준다.
여자는 땅, 천민은 짐승이던 16세기. 양반가의 딸로 자란 진이(송혜교)는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자 가장 천한 ‘기생’의 신분을 스스로 선택한다.
인간으로서 가장 밑바닥으로 추락했으나 사대부조차 동경하는 최고의 여인이 된 ‘진이’. 그녀 곁에 벗이었고, 노비였으며, 첫 남자인 놈이(유지태)가 있다. 시대의 격랑 속에서 놈이는 반역자로 수배되고, 이제 진이는 자신의 전부를 건 운명의 선택을 한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