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버전스에도 정도(正道)가 있다.’
다양한 기능을 한데 넣는 컨버전스(Convergence)에 대응해 필요한 기능만 넣는 디버전스(Divergence)가 휴대폰 개발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디버전스 휴대폰이 ‘공짜폰’이 아닌, 명실상부한 제품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고객의 핵심 요구를 제대로 반영할 줄 아는 고난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거품 뺀 디버전스폰 인기=500만 화소 카메라, 1기가바이트(GB) 메모리, DMB 수신, 캠코더 기능, MP3·게임·PMP 기능까지, 한 때 잘나가던 만능 휴대폰의 면면이다. 반면 요즘 시장에서 인기를 모아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실속형 휴대폰은 30만 화소 카메라, cdma 2000 1x 방식, 외장 메모리 슬롯 없음, 배터리는 기본 1개 등, 거품을 뺀 것이 특징이다. 심지어 카메라를 없앤 모델도 있고, QVGA 카메라로 기본적인 기능만 지원하기도 한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 출하가가 30만원대라 보조금 등을 받으면 20만원으로 떨어지고, 여기에 24개월 할부에 요금 할인까지 보태면 말그대로 ‘공짜폰’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프리지아폰(SPH-4700)’이 대표적 예다. 13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했지만 플래시나 볼록 거울, 외장 메모리 슬롯, 추가 배터리 등을 없애고 컴팩트한 기능만 넣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제품중에서는 가장 싼 것으로 2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40만대가 넘었다.
고객 입맛에 꼭 맞춘 핵심 기능 살려야=그러나 거품 빼고 싸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소비자들의 사용행태를 잘 고려하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 모토로라의 ‘스타택Ⅲ(MS-900)’의 경우, 음성통화에 초점을 맞춰 카메라도 없애고 복고풍 디자인에 기본적인 기능만 탑재했지만 넘쳐나는 고기능 공짜폰에 밀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와인폰(LG-SV300/LV3000)’은 ‘3040세대’를 겨냥한 특화된 기능을 담고 있다. 안승권 정보통신(MC)사업본부장이 단말연구소장 시절, 40대 여동생의 건의를 받아 직접 기획해 일명 ‘안승권폰’으로 통하는 이 제품은 QVGA 접사용 카메라를 장착해 돋보기 기능을 넣고 버튼 입력키는 기존 제품의 2배 크기로 키웠다. 또 내부 LCD창 아래에는 알람·일정·음성녹음·설정 등 사용 빈도가 높은 메뉴로 직접 접근할 수 있는 4개의 단축 버튼을 배치했다. 염가형 공짜폰이 아니라 말그대로 중장년층을 겨냥한 새로운 디버전스 모델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황경주 LG전자 한국사업부장(상무)은 “디버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마켓인사이트 능력을 높이고 고객층을 세분화해 꼭 맞는 기능을 구현해야한다”면서 “마케팅 방법도 고객에 맞게 차별화해야한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