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소프트웨어(SW)의 지난해 수출 증가율이 전년보다 크게 떨어지는 등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정보통신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수출액은 13억4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의 43%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정부가 줄기차게 SW 수출을 강조하고 있는데도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프트웨어강국이라 일컫는 아일랜드와 인도는 소프트웨어 수출로 국부를 크게 키웠다. 이 두 나라는 소프트웨어 수입 대비 수출 비중이 각각 11배와 7배로 우리의 0.03배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IT강국에 이어 소프트웨어강국을 지향하고 있는데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소프트웨어 수출이다. 따라서 앞으로 이 분야에 더욱 정책적인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적극적인 시장 공략과 수출 지역 다변화에 하루빨리 나서야 한다. 아쉽게도 작년 수출 실적을 보면 중화권이 30.6%로 가장 비중이 높았는데 북미권은 21.2%로 일본권(27.2%)보다도 낮았고 유럽권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었다.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EU 시장을 뚫지 않고서는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없다. 미국과 EU를 성공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업체와 해외 현지 기업 간 파트너십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는 대부분 벤처기업 수준에 불과, 브랜드 이미지가 낮고 기술력도 검증되지 않았다. 또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선진국의 유통망과 현지 경쟁업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언어와 법률 문제에 막혀 어려움을 겪기 십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수의 현지 기업을 파트너로 삼는 것이 효과적인 수출전략이다.
한 가지 이번 발표에서 고무적인 것은 중동권과 중남미권에 대한 수출이 각각 2.7배와 1.5배 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직 아프리카권과 중앙아시아권은 1%도 안 되는 등 여전히 미개척 지역으로 남아 있다. 이는 그만큼 수출 여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향후 이들 지역은 전자정부 같은 현지에 맞는 솔루션을 개발해 민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 개도국 시장은 특히 정부 간 협력이 성공을 좌우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이들 지역에 대한 IT수출 외교도 더욱 강화돼야 할 것이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국제경쟁력 있는 우수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엔지니어링뿐 아니라 해외 마케팅·기획·컨설팅 같은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고급 인력이 많이 배출돼야 소프트웨어 수출이 고공 점프할 수 있다. 하지만 고급 인력 양성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힘들다. 지금부터라도 민·관·학이 머리를 맞대고 인력 양성에 꾸준히 투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