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엄청난 재해들을 경험했다. 지난 2004년 서남아시아를 강타하고 20만명의 인명피해를 냈던 지진해일(쓰나미), 2005년 1300여 명의 사상자와 100만명의 이재민을 내고 미국 뉴올리언스를 수장시켰던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대표적인 자연재해였고, 수천 명의 인명이 피해를 당하는 지진소식도 드물지 않다.
이제 기상 이변은 지구촌 어느 곳에서나 수시로 일어나는 일상으로 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겨울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2.74도나 높았고 한강물이 얼지 않았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겨울이 1920년대보다 한 달 가량 짧아졌고, 100년 뒤에는 다시 15일이 더 줄어들 것이라 한다. 집중호우의 발생 빈도도 부쩍 늘었고 열대야 일수도 80년 전에 비해 일주일 정도 늘었다고 한다. 초대형 태풍 매미·루사 등이 모두 최근 4년 사이에 집중되었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70∼80년 뒤에는 우리나라 평균기온이 4도 정도 올라가 남부 지방뿐만 아니라 서울과 인천, 대전 등 중부지역도 아열대 기후로 변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연재해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그 궤적을 같이 한다. 페루의 안데스 중심에서 찬란했던 모체문명, 노르만의 조상이었던 스칸디나비아의 노스문명, 미국 남서부 코로라도 지방의 아나사지문명, 수메르인보다 앞서 티그리스강 유역에 일궜던 아카디안문명 등은 엘리뇨현상 등으로, 봄페이는 화산과 지진 같은 자연재해로 인해 완전히 소멸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행정중심복합도시,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부동산 문제 해소를 위한 신도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기업도시, 서남해안, 남해안 등 개발사업과 세계박람회, 동계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등 행사관련 대규모 사업들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사업들을 추진할 때 우리의 미래의 삶의 질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경제적인 풍요를 우선시하던 과거와 달리 인간다운 삶에 대한 갈망이 훨씬 커졌고 물질 중심, 양 중심의 개발전략으로 희생해야 할 우리의 미래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지가 발표한 ‘지옥으로의 여섯 단계’라는 인류멸망 시나리오를 보면 지구 온도가 6도만 상승해도 지구의 지질학적 연대가 2억5000만년 전으로 돌아가고 95%의 생물은 멸종상태가 된다고 한다.
이런 걱정이 불어날수록 과학기술,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이자 산업이 된 정보통신기술이 이런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새로운 국가전략이자 비전인 유비쿼터스는 인류의 생존전략과 이를 위한 기반구축에 대해 우선 고려해야 한다.
유비쿼터스는 단순히 정보통신분야의 기술적인 비전이 아니라 앞으로 최소한 1000년 동안 인류의 안녕과 행복을 보장하는 꿈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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