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휴대폰 결제분야 1위 업체인 모빌리언스가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김성호 사무국장(42)을 최고 운영책임자(COO) 부사장으로 영입했을 때 그 배경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지난 몇 년간 모빌리언스는 국내 휴대폰 결제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해 왔지만 해외시장 개척을 뒷받침할 내적 기반을 든든히 다질 인물이 절실히 필요하던 시점이었다. 협회 회원이었던 황창엽 모빌리언스 사장은 김성호 국장을 가장 적합한 인물로 점찍었다. 김 부사장은 포스코에서 10년간 직장 생활을 한 후 2000년 인터넷기업협회 창립 멤버로 참여해 6년여 동안 협회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한국 인터넷기업의 질적·양적 성장기반을 다진 경력을 갖고 있다.
모빌리언스는 김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기존 이장희 부사장이 해외사업과 신사업구조를, 신임 김 부사장이 휴대폰 결제서비스와 국내 서비스를 각각 맡도록 이원화하는 구조로 재편했다. 모빌리언스에 합류한 지 5개월째. 김 부사장은 모빌리언스가 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 모델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강조한다.
그는 “인기협이 수많은 인터넷기업을 가맹점으로 관계를 형성하고 있듯이 결제서비스에서 가맹점과 전자지불결제대행업체(PG)의 관계는 협력관계이자 상생의 관계”라며 “회원사의 회비가 협회 서비스에 대한 대가 또는 투자이듯 PG도 이와 유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협회 회원사로 적을 옮기면서 그는 협회에서 배운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그는 “인기협 시절 기존의 다른 협회처럼 정부에 의존하거나 단순 친목이나 유대강화를 꾀하는 정도의 협회 모델보다는 정책적인 현안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데 협회운영의 중점을 두었다”고 강조한다.
이제 8년차 기업인 모빌리언스에게도 마찬가지라는 게 김 부사장의 말이다. 10년차 대계를 그려가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모빌리언스는 10살이 되는 2009년에 전체 휴대폰 결제시장 2조2000억원 중 1조원의 거래를 중개하는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한 이익창출이 아니라 업계 선두기업으로 비전제시가 필요하다는 김 부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고객사와의 끊임없는 상생관계를 유지하는 고객감동 경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실물시장과 해외시장 등 새로운 시장을 어떻게 선점하느냐의 문제와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소위 ‘휴대폰결제 깡’ 등 외적인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경쟁력강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사장은 “휴대폰 결제서비스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발달된 서비스”라며 “결국 모빌리언스가 만들어가는 서비스와 관리시스템은 하나하나가 세계 최초이며 표준이 된다는 일념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인터넷기업들을 대표하는 협회 조직을 뒤로 하고 수익창출과 업계 선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기업의 현장으로 뛰어든 그는 이제 어깨에 느껴지는 무게감도 남다르게 느껴질 듯 하다. 그의 행보가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사진=박지호기자@전자신문, jiho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