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오후 6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동호회룸에서는 흥겨운 라틴 음악에 몸을 싣고 정열을 불태우는 삼성전자 직원들을 만날 수 있다. 지난 2003년 8월 결성된 삼성살사클럽(SSC)의 수원사업장 모임인 ‘라틴’의 회원들이다.
스페인어로 ‘소스(sauce)’를 뜻하는 살사는 많은 라틴 문화권 국가와 아프로-캐러비안 국가의 다양한 춤이 혼합돼 이루어진 리듬으로, 쿠바의 리듬에 로큰롤, 솔, 재즈 따위를 혼합한 활기에 넘치는 라틴 음악과 춤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1960년대부터 미군 부대를 중심으로 처음 소개됐고 1997년 홍대에 보스톤이라는 라틴바(Bar)가 생기면서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살사동호회는 현재 디지털미디어총괄, 정보통신총괄, 생활가전총괄 등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남녀 직원 200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이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인데 평소 복잡한 디지털기기 및 프로그램과 씨름하며 잦은 야근에 지친 개발 인력들이 댄스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호회 회장인 디지털미디어총괄 AV사업부 이형진 선임은 “미국 유학시절 엔지니어로서 외국인들과 같이 공부를 하면서도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었는데 교내 살사 클래스에 참여하면서 보다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었다”면서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살사 카페가 있는 것을 보고 너무 기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라틴은 동호회 회원들만을 위한 조직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9월 한가족축제, 10월 수원사업장내 댄스 동호회 연합 정기 공연, 12월 SDS 송년회 밤 축하 공연 등 다양한 사내외 행사를 통해 주목을 받았다. 올해도 사내 공연을 준비중이다.
라틴은 매주 토요일에는 서울 압구정동에서 정기모임과 강습을 진행한다. 강습은 초급, 초중급, 준중급, 중급으로 8개월 코스다. 대회 수상 경험이 있는 전문 강사가 강도 높게 강의를 진행하며 두달에 한번씩 발표회를 통해 실력을 점검한다. 이 때는 가족들도 초청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나눈다. 매주 강습 이후 삼삼오오 인근 라틴바로 몰려가 살사, 메렝게, 차차 등 다양한 라틴댄스를 즐기기도 한다. 동호회원들에겐 주말의 필수코스가 됐다.
이 회장은 “살사를 배우고 추면서 땀을 흘리다 보면 평소에 부족한 운동을 보충하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다”면서 “부서라는 좁은 인간관계를 벗어나 회사내, 그룹내 다양한 휴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살사동호회는 앞으로는 양로원이나 보호시설 등을 방문해 위문 공연을 하는 등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도 펼치고 밸리·힙합댄스 등 타 댄스동호회와의 교류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