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딕스, 셋톱박스 사업 손뗀다

 셋톱박스의 원조 라딕스(옛 대륭정밀)가 셋톱박스 사업에서 철수한다.

31일 라딕스(대표 이재홍 www.radixworld.com)는 최근 자사 셋톱박스 사업부 인력과 브랜드 라이센스, 해외 영업권 등을 에스넷시스템(대표 정광헌)에 일괄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2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딕스 관계자는 “경영구조 개선 등을 위해 OEM방식으로 공급중인 미주시장을 제외한 셋톱박스 전체 사업권을 에스넷 측에 매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라딕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총 420억원. 이 가운데 50% 가량이 셋톱박스 매출이다.

라딕스 셋톱박스 사업 부문 인수로 에스넷은 독일 등 유럽 셋톱박스 시장서 인지도가 높은 ‘라딕스’ 브랜드를 활용, 사업 초기부터 수출 드라이브를 건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최근 에스넷이 수주한 100억원 규모의 인도 셋톱박스 공급계약건 역시 이미 라딕스 시절부터 추진해온 프로젝트다.

에스넷 관계자는 “해외 영업권은 물론, 셋톱박스 연구·개발·마케팅 인력과 CAS 라이센스, 제품 금형 등을 일시에 확보할 수 있게돼 신사업 추진에 큰 도움이 된다”며 “라딕스의 전통을 이어 ‘에스-라딕스’라는 브랜드로 하반기부터는 국내외 마케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982년 대륭정밀로 설립된 라딕스는 국내 최초로 위성방송수신기와 CATV 컨버터를 개발하면서 80∼90년대 셋톱박스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디지털 제품으로의 전환 지연 등으로 재무 구조가 악화, 결국 지난 1996년 아세아시멘트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2001년 상호를 라딕스로 변경한 뒤 셋톱박스 외 차량속도감지기(레이다 디텍터)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