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미국 드라마)’ 바람이 뜨겁다. ‘프렌즈’ ‘섹스&시티’에 이어 ‘히어로즈’ ‘위기의 주부들’ ‘24시’ 등의 미국 드라마가 젊은 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그 중심에 있는 ‘프리즌 브레이크(Prison Break)’는 미드족들 사이에서 ‘석호필’ 열풍을 몰고 올 정도로 화제다. 지난 2005년 8월 미국 폭스 TV에서 첫 전파를 탄 이 드라마는 인터넷을 타고 국내 미드 팬들에게 급속도로 퍼졌다. 부통령의 동생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형을 구하기 위해 천재 건축가인 동생이 교도소 설계도면을 온몸에 문신으로 새긴 후 일부러 교도소에 수감돼 탈옥을 시도한다는 내용의 이 드라마는 강한 흡입력으로 수많은 ‘폐인’을 양산했다. 또 극중 주인공 이름인 ‘스코필드’를 한국식 애칭 ‘석호필’로 부르는 열혈팬들이 늘어나면서 주연배우 웬트워스 밀러는 국내 CF에까지 등장했다.
미드 열풍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미드 콘텐츠 확보경쟁에 케이블TV에 이어 TV포털과 지상파TV까지 가세했기 때문. 하나로텔레콤이 지난달 18일부터 TV포털 ‘하나TV’를 통해 ‘프리즌 브레이크’ 첫 번째 시리즈의 유료 서비스에 나섰다. 이달 들어서도 미국 드라마 편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상파 방송인 SBS도 지난 주말부터 프리즌 브레이크의 더빙방송을 시작했다. 이 드라마는 지난 27일 첫 방송에서 심야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지역에서 7∼8%대의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미국 드라마가 국내 젊은 층들에게 어필하는 이유는 장르와 소재도 다양하지만 무엇보다도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 사전 제작함으로써 극적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 이런 점에서 미드 열풍은 최근 국내 게임시장에 불고 있는 외산 게임 바람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블리자드가 엄청난 물량을 쏟아부은 대작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우)’의 경우 외산 MMORPG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대성공을 거둠으로써 게임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첫 공개된 블리자드의 차기작 ‘스타크래프트2’도 위협적이다. 드라마나 영화도 중요한 콘텐츠이지만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바로 게임이다. 업계는 물론이고 정부와 관계 기관이 국내 게임산업 육성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종윤차장·콘텐츠팀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