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달러대 초저가 휴대폰을 공급, 전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휴대폰 가격 인하 경쟁에 본격 합류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멕시코 휴대폰 시장에 재진입, 현지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텔셀(TELCEL)에 20달러대의 초저가 GSM 휴대폰을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 사업성 부재로 티후아나 현지공장을 폐쇄한 바 있으나 최근 전략을 수정, 현지 마케팅 거점을 멕시코시티 외곽에서 도심으로 이전하고 초저가폰으로 시장 공세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텔셀에 공급한 제품(SCH-C166)은 GSM(유럽형이동통신)방식의 바 스타일 컬러 휴대폰으로 6만5000 컬러 화면에 스피커폰, 문자 보내기 기능 등 기본적인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고주파(RF)칩과 모뎀칩을 한데 통합한 부품을 채용해 단가를 낮췄다. 삼성은 이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직접 마케팅 자금을 실어 실공급가를 낮췄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인도에 57달러 짜리 C140을, EU지역에는 90달러대 C260을 각각 저가 전략폰으로 내놓았다.
LG전자는 인도 릴라이언스에 출하가 20달러대의 CDMA폰을 지난달부터 공급했다. 이 제품 역시 카메라가 없고 흑백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으나 LG전자는 컬러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후속 제품도 30달러대에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남미용 초콜릿폰(다크호스)을 100달러대 안팎에 공급 중이며 지난 2월 GSM협회를 통해 100달러대 보급형 3G폰을 공급하기로 하고 지난달 EU를 중심으로 출하에 들어갔다.
두 회사의 초저가 휴대폰 시장 진입은 노키아·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 글로벌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경쟁사에 정면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멕시코는 1억의 인구에 이통보급률이 50%에 머물고 있는데다 인도 역시 보급률이 15%대로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제품은 현지 사업자와 한시적 이벤트를 위해 전략적으로 공급한 것으로 실제 공급가는 더 높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릴라이언스가 GSM사업까지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에 전략적 관계 유지를 위해 이 같은 가격을 책정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같은 저가경쟁이 한국업체들 간 출혈경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조성은 미래에셋 애널리스트는 “노키아는 싸게 만들어 싸게 팔지만 우리 업체들은 비싼 걸 싸게 판다는 문제가 있다”면서 “글로벌 소싱과 생산 등 신흥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저가에 대응하다보면 제 살을 깎아 먹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휴대폰업계 글로벌 저가폰 출시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