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AV]기고-박용식 대우일렉 책임연구원

◆박용식 대우일렉 디지털비디오연구소 책임연구원 yongsikpark@dwe.co.kr

 디지털TV와 함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룰것으로 예상되던 홈시어터 시장이 국내에서는 좀처럼 활기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홈시어터는 주5일 근무제 확산 및 평판TV 판매 확대와 맞물려 집에서 극장수준의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는 기기로 주목받았지만 현재까지는 대중화로의 길이 다소 멀게만 보인다.

 이러한 원인은 일단 국내 미디어 시장의 특수성과 영화관람 문화 등 자체 시장 외적인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반적 홈시어터 구성인 5.1채널의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는 미디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DVD 매체가 유일했다. 하지만 국내 DVD 유통시장은 비슷한 경제수준의 다른 국가에 비해 비정상적이라고 할 만큼 성장하지 못했으며 DVD플레이어의 보급률 자체도 10%가 조금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미국의 경우 80%이상)

 이러한 환경에서 DVD소장 문화가 자리잡지 못한 것은 물론 대여시장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집에서 영화를 보더라도 DVD매체보다 인터넷 불법 다운로드 영화의 비중이 높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차세대 DVD로 대표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미디어 환경이 정착되면 홈시어터 시장도 본격적인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풀HD의 고화질 영상과 함께 음향 측면에서도 그에 걸맞게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XBOX360의 HD-DVD, 출시를 앞두고 있는 PS3의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이 풀HD 환경을 앞당기는 데 기폭제가 될 것으로 많은 소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걸맞는 홈시어터 개발에 가전사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기존의 단조로운 DVD 일체형 리시버로서의 한계를 벗어나 보다 다양한 소스 기기를 TV와 스피커로 연결해 주는 AV시스템의 허브로서의 역할 모델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를 위해 USB, IEEE1394, 네트워크 모듈을 탑재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머지 않은 미래에 무선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 전송 및 재생이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톨보이 스피커 위주의 제품에서 벗어나 인테리어적 측면이 강조된 다양한 스피커 시스템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미 차세대 DVD 시장은 개막됐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제법 값싼 차세대 미디어의 타이틀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제 소비자들은 저렴한 플레이어와 그에 걸맞는 홈시어터 환경을 원하고 있으며 가전사들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만한 제품으로 홈시어터 시장 활성화에 나선다면 DVD시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