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국내와 마찬가지로 이동통신 요금 인하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양국 모두 요금 인하 문제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문자서비스·이동통신 가입비·발신번호표시(CID)·기본료 등 4가지와 달리 중국은 로밍 서비스 요금이 중심에 있다.
◇중국내 로밍 왜 논란=로밍 서비스란 서로 다른 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지역 안에서도 통신이 가능하게 연결해 주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선 로밍 서비스라고 하면 대개 해외 나갈 때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LG텔레콤이 지방 일부지역에서 KTF의 기지국을 빌려 서비스하는 것도 로밍 서비스다.
중국은 자국 내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더라도 워낙 지역이 넓어 대개 성별로 로밍 서비스가 필요한데 그 이용료가 너무 비싸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일례로 지난 1일 중국 상하이데일리가 만난 PR매니저 제니 리는 4월 출장차 상하이에서 베이징을 두 차례 다녀왔을 뿐인데, 월 요금(1075위안) 중 73%(788위안)가 로밍 요금이었다. 리 씨는 “어떤 때는 호텔 숙박료나 비행기 티켓 가격보다 비쌀 때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그가 자주 로밍 전화를 사용해서가 아니다. 상하이모바일과 상하이유니콤의 요금 정책에 따르면 가입자가 상하이 외의 지역에 전화를 걸거나 그 반대로 다른 지역에서 온 전화를 상하이에서 받을 때 부과되는 요금(분당 1.3위안) 중 46%(0.6위안)가 로밍 서비스 요금으로 책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화료는 0.7위안 밖에 안 된다.
◇정부 로밍료 인하 추진=베이징우전대학 칸 카일리 교수는 “로밍 서비스에 드는 비용이 e메일 수준 밖에 되질 않는데 높은 요금을 메긴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꼬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차이나모바일 관계자도 로밍 비용은 분당 0.02위안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말이 사실이면 실제 비용보다 30배를 더 로밍 요금으로 받는 것이다.
어쨌든 로밍 요금 체계는 각 사마다 달라 모두 폭리를 취한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중국 당국은 로밍 요금이 이용자들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판단하고 인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중국 신식산업부와 국가개발개혁위원회는 지난 4월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로밍 요금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지난 5월에는 한 달 동안 신식산업부 주도로 여론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일단 이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시내 통화료보다 0.05∼0.2위안 정도 높은 것을 적정 로밍료로 생각하고 있었다.
상하이데일리는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 새로운 로밍 요금은 분당 0.2위안에서 0.4위안 사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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