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들이 이동통신 국제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텔과 개발한 와이브로는 3세대(G) 이동통신(IMT-2000) 국제표준으로 인정받는 마지막 관문 하나만을 남겨놓았다. LG전자가 개발한 멀티미디어 데이터 전송기술은 4G 표준화 그룹서 3GPP LTE의 핵심 기술로 채택됐다.
차세대 이동통신 표준을 향한 두 표준 기술 그룹의 경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은 두 진영을 주도적으로 이끌거나 참여하고 있어 국제 표준화 과정에서 국내 업체의 입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와이브로, 3G 편입 시동=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와이브로의 세계화에 시동이 걸렸다. 지난달 31일 일본 교토에서 폐막된 제22차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문(ITU-R) 이동통신전문가그룹회의(WP8F)에서 삼성전자 등이 개발한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IP-OFDMA)’ 기술을 3세대 이동통신(IMT-2000) 표준에 포함시키자는 의제가 통과됐다. 지난해 10월 스위스 제네바 ITU-R SG8총회에서 무선광대역 서비스의 국제참조표준으로 승인된 데 이은 또 한번의 쾌거다. 이달말 제네바에 열리는 ITU-R SG8(WP8F 상위그룹)에서 승인을 얻으면 IMT-2000의 6번째 표준으로 우뚝 선다.
우리나라 수석 대표를 맡은 주종옥 정통부 주파수정책팀장은 “IP-OFDMA가 IMT-2000 기술표준에 포함되면, 와이브로 세계화를 촉진하고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에도 선두를 유지하여 세계시장을 선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계 사업자들이 채택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확산의 걸림돌인 주파수 미확보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와이브로 진영은 오는 10월 4G 주파수 확정을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될 세계전파통신회의(WRC-07)에 온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강력한 견제자 비동기 IMT2000 진영=와이브로 진영의 공격적 행보에 견제 세력도 만만치 않다. 에릭슨·퀄컴·NTT도코모·LG전자 등이 참여한 3GPP그룹을 위시한 비동기식 IMT2000 진영. WCDMA/HSDPA 표준을 바탕으로 전세계에 3G를 확산하는 주역으로 떠올랐다. 3GPP는 이미 4G 표준 기술로 3G LTE(Long Term Evolution)를 제안해 둔 상황이다. 이들은 부산에서 지난달 22일 개막해 오는 7일까지 계속될 회의에서 세부 규격 작업을 진행중이다. 표준기술 중 하나는 LG전자가 제안한 무선데이터전송기술 ‘순환지연 다이버시티 기반 프리코딩(Cyclic Delay Diversity-based Precoding)’이다. 3G 네트워크와 유연하게 연동하면서도 다중입출력(MIMO), 직교주파수분할다중(OFDMA) 등 4G 기술을 적용해 우위를 점했다는 게 3G LTE 진영의 주장이다.
◇윈윈 가능성 설득해야=ITU-R SG8 회의는 만장일치제다. 3G 뿐만 아니라 4G에서까지의 경쟁도 고려하는 회원사들에게 와이브로 진입의 타당성과 장점을 설득해야만 가능하다. 와이브로에 반대한 퀄컴, 노키아 등 업계과 중국 정부가 대상이다. 정통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전파연구소·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 17개 기관과 대표단을 꾸려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주종옥 팀장은 “가능성이 높은 편이지만 전체 회의시 얼마만큼 분위기가 잘 따라주느냐가 관건”이라면서 “낙관은 하지만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연·권건호기자@전자신문, jyjung@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차세대 이동통신 표준 경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