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여권 도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바이오인식 업계가 전자여권 사업에 사용될 지문 및 얼굴인식 기술에 대한 검증을 촉구하고 나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니트젠과 슈프리마 등 지문 및 얼굴인식 기업들은 전자여권 사업과 같은 대형 국책 사업에서 기술을 채택할 때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한 기술 검증을 거쳐 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대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외교부는 오는 12월 얼굴 사진과 지문 정보 등을 담은 전자여권을 시범 발행하고 내년 본격적으로 발급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이렇게 기술 검증의 필요성을 들고 나온 것은 전자여권에 대한 기술이 한 번 채택되면 바꾸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은 외산기술이 국내 전자여권 기술로 채택될 경우 국내 바이오인식 산업에 미치는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국내외 기술 모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산하 국가바이오인식시험센터(K-NBTC)를 통해 전자여권에 사용될 바이오인식 기술에 대한 일정 수준의 평가 및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인식 업계는 전세계 100여개국에 지문인식 모듈을 수출하는 등 관련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외산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자리만 마련되면 경쟁우위를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슈프리마는 최근 세계 지문인식 기술대회 ‘FVC((Fingerprint Verification Competition) 2006’의 오픈 카테고리 부문에서 금메달 7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메달순위 1위를 차지, 2회 연속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니트젠·슈프리마·디젠트 등은 국제항공기구(ICAO)에서 제정한 국제표준에 적용 가능한 지문인식 알고리듬을 개발하는 등 전자여권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배영훈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회장은 “전자여권의 발급은 외교통상부가 담당하고 이를 이용해서 출입국을 관리하는 부처는 법무부이기 때문에 바이오인식 기술의 채택은 표준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국책사업에 있어 기술의 채택은 그 파급효과를 생각할 때 관련 산업은 물론 국민의 안전과 편리성 제공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검증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성 K-NBTC 센터장은 “전자여권은 국내 바이오인식 기업들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의미가 큰 사업”이라며 “기술 도입에 앞서 안전성 높은 제품을 채택할 수 있도록 공정한 평가와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