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소리바다가 협력해 온라인 음악 서비스 분야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도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지 3개월 만에 사실상 협상이 결렬됐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소리바다 측의 저작권 문제 미해결로 인해 P2P 협력 및 유료화서비스 진행 시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인 것을 인지했고 소리바다도 음원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 공동사업화 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협상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사 협력 방안에 대한 궁금증 증폭과 함께 향후 비즈니스모델 도출 가능성도 오리무중으로 빠져 들었다.
두 회사는 지난 3월 5일 음악서비스 사업을 공동추진하고 이에 필요한 제반투자와 기술개발, 단말기와 콘텐츠 공급 및 서비스에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바 있다.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이동통신 단말기 등을 활용한 음악사업의 포괄적 업무 제휴 △다운로드 정액제 상품 공동개발 및 판매 △P2P 네트워크를 접목한 신규서비스 개발 등이었다.
주목할 것은 양사 MOU상 문구. ‘체결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본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법적 효력을 상실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MOU 교환 후 3개월 째인 4일 현재 양사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아 업계에선 ‘제휴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이 증폭돼 왔다.
양사의 구체적 비즈니스 모델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간 시장에선 ‘휴대폰 등을 이용한 모바일 P2P 네트워크 서비스’ 혹은 ‘소리바다의 브랜드와 회원 기반을 이용한 모바일 음악 서비스’ 등 기대섞인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추측이 오갔다.
휴대폰과 온라인 음악 분야의 강자인 삼성전자와 소리바다 간 제휴는 시너지효과에 대한 기대와 뒤이은 소리바다의 삼성전자 피인수설까지 겹치면서 소리바다 주가를 폭등시켰다. 소리바다 주가는 3개월 만에 MOU 당시보다 2배 이상 뛴 3700원을 넘고 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두 회사가 수익 배분에 대한 합의점 도출에 실패하면서 향후 협력은 더이상 진척이 어려워진 것 같은 분위기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소리바다와의 제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는데다 정보통신총괄뿐만 아니라 A/V 기기 등을 담당하는 DM총괄과 큰 그림을 그리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4일 홍보실을 통해 “협상의 구체적 방향을 확정짓진 못했지만 MOU기한이 끝났다고 협상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며 향후 합의점이 나오면 계약은 체결할 수 있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양정환 소리바다 대표는 “MOU 기한이 종료됐다고 본계약이 성사 안 되는 것은 아니다”며 “신중히 검토하다 보니 당초 예상보다 지연된 것”이라고 밝혔다. 소리바다 측은 양사 제휴 모델에 대해 “구체적 답변은 할 수 없지만 매력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